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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 바꾼 월드컵…"잠·수분 충분히 보충해야"

입력 : 2010.06.17 10:30

건강 적신호 우려…심장질환자 각별히 주의해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열기가 더해가면서 깨어진 생체리듬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아공과의 시차(7시간) 때문에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열리는 경기를 보려면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 건강을 해치게 되는 만큼 낮잠 등으로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 새벽경기에 잠못 이루는 축구팬들 = 축구광인 대학 4년생 고모(26)씨는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밤과 새벽 시간대에는 경기를 보고 오전에는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월드컵에 진출한 각 대륙의 축구 열강들이 맞붙는 경기를 하나라도 놓치기 싫은 탓이다.

고씨는 "졸업반이라 수업이 많이 없는데다 그나마 대부분 오후에 몰려 있어 학업에는 크게 지장을 받지 않는다"며 "매년 열리는 것도 아니고 4년만에 한번 오는 월드컵이기에 한경기도 놓치기 싫다"고 말했다.

3부리그 축구 심판으로 활동하는 김모(30)씨는 직장일에 지장을 줄까봐 '조기 취침법'을 택했다.

새벽 3시에 벌어지는 경기 중 놓치기 싫은 경기가 있으면 알람을 맞춰놓고 초저녁부터 잠을 청해 경기 시작 전에 일어나는 것.

김씨는 "생활 리듬이 좀 흐트러져 피곤한 감도 없지 않지만 보고 싶은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기쁨이 더 크다. 출근해야 하니까 밤새 보기에는 부담스러워 일찍 잠자리에 든다"고 말했다.

또 "직장 동료 대부분이 축구를 좋아해 나처럼 일찍 취침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의 '생방송 사수'를 위해 회사에 미리 월차휴가를 낸 열혈 축구팬도 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장정인(32)씨는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는 나이지리아와 경기결과에 달려있다고 본다. 새벽 3시30분에 시작하는 경기를 마음 편하게 보고 응원하고 싶어 하루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해야" = 밤샘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는 생활이 지속되면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은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늦은 시간 경기를 시청하려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체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낮잠을 자거나 일찍 잠자리에 들어 조금이라도 수면시간을 더 확보해야 수면 부족으로 말미암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경기 후 숙면을 위해서는 대추차와 매실차, 오미자차를 마셔두는 게 좋다.

밤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는 것 자체가 몸에는 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쉽게 흥분하는 일을 피해야 하고,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신체리듬상 평상시에도 새벽은 심장이 가장 불안정한 상태인데다, 밤샘이나 수면부족으로 피곤이 겹치면 심장에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이상철 교수는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특별히 응원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실제 외국에서는 월드컵 기간에 심장질환자가 급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물을 충분히 마셔 탈수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고 경기 중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움직여주는 것도 좋다.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대신 비타민이나 과일류 섭취는 권장할 만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밤이 되면 일교차가 커서 추위도 조심해야 한다. 전날 무리했으면 짧게라도 낮잠을 자거나 가벼운 산책 등으로 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