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부가 내놓은 자본 유출입 변동성 완화방안은 지나친 대외 개방에 따른 금융 위기 재발을 막고자 고심 끝에 내놓은 카드다.
그러나 외환 시장과 자본유출입 변동성 자체에 대한 개념이 복잡해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기 때문에 선물환 포지션 등 다양한 대책에 대한 궁금증을 알기 쉽게 풀어봤다.
◇정부 자본 유출입 변동완화 대책
▲대책 추진 배경은 = 2009년 1월부터 4월까지 주식 366억달러, 채권 310억달러, 단기차입 140억달러 등 총 816억달러가 유입되는 등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우리나라로 단기자본 유입이 재개되는 추세라 관련 대책이 필요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무역의존도가 높아 무역관련 외화자금의 유출입이 빈번하고 자본시장의 완전 개방으로 자본 유출입의 제한이 없어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컸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단기차입금 220억달러가 빠져나갔으며 2008년 리먼사태 때는 1998~2008년 순유입액 2천219억달러의 30% 수준인 659억달러가 단시간에 유출됐다. 지난 4월말 현재 외화자금 잔액은 4천988억달러 수준이며 이 가운데 단기차입은 1천114억달러에 달한다.
▲외환자유화 정책기조와 배치되나 = 정부는 그동안의 대외개방.자유화 원칙은 유지하되, 외환부문의 거시건전성을 강화해 우리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인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외은지점의 경우 단기외채 비중이 높고 2008년 금융위기 시에는 일시에 외화자금을 유출시켜 외화유동성 부족을 야기해 외은지점도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대책은 특정한 방향으로 환율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며 환율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해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남유럽발 충격 상황에서 시행에 무리 없는가 = 남유럽위기, 북한리스크 등 대외여건에 다소 불안한 점이 있으나 우리 경제는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오히려 대외적 충격에 따라 우리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건전성 강화조치가 시급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에서 은행 부문의 건전성 관리 강화라는 기본 방향에 대해 이미 합의가 이뤄진 바 있어 국내적으로도 지금이 선제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대책의 효과는 = 단기 외채 급증 억제, 은행의 건전성 개선, 급격한 자본유출 억제, 통화정책 안정성 제고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대책이 민간 부문의 실수요에 관련된 외화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에 대비해 대책 발표 이후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화유동성 상황이 악화될 경우 외환 당국의 유동성 공급 등 보완책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은 그동안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지적된 위험 요인에 대응한 '최소한의 대응장치'로 향후 국제적 논의 동향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선물환포지션제도 도입
▲선물환 포지션 도입 배경은 = 조선사.자산운용사 등의 환위험 회피를 위한 선물환 매도는 은행의 외화차입을 야기해 결국 외채가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해왔다. 2006~2007년 총 외채 증가액(1천953억달러)의 절반 정도가 국내은행.외은지점의 선물환 매입 등에 의한 것이었다. 이번 제도 도입시 대규모 선물환 매도→단기외채 증가→시스템리스크 발생이라는 연결고리를 차단해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 도입에 따른 보완책으로 실제 시행을 3개월간 유예했고 분기마다 기업의 실수요 선물환 매도 추이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재검토하고 필요시 조정할 계획이다. 대책 발표 후 '관계기관 합동점검 대응반'을 가동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외은지점 250%로 설정한 이유는 = 현행 종합포지션 한도는 국내은행.외은지점 모두 50%이며 선물환 포지션의 경우도 은행의 외환건전성을 고려할 때 50%가 적정하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다만 외은지점의 경우 4월 말 현재 선물환 매입 초과포지션이 30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한도를 250%로 완화해 설정했다. 외은지점에 대해선 우선 250% 한도를 적용해 시행하고 경제여건 등을 판단해 단계적으로 한도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선물환포지션제도에 따른 기업 피해는 = 기업이 제도 시행 이전에 이미 매도한 선물환에는 영향이 없다. 한도보다 낮은 선물환 매입포지션을 보유한 은행들은 기업이 매도하는 선물환 중 일부를 추가 매입할 수 있다. 국내은행의 선물환 포지션한도를 50%로 할 때 지난 4월말 현재 국내은행은 최대 354억달러를 추가 매입하더라도 포지션 한도를 준수할 수 있다. 오히려 A 제조업체의 경우 2008년말 과도한 환헤지를 했다가 환율급등으로 선물환 매도 계약에서 2조8천억원의 손실을 입은바 있다.
▲은행이 줄여야 할 선물환 포지션 규모는 = 지난 4월말 현재 국내은행과 외은지점의 선물환포지션을 각각 50%와 250%의 한도를 적용할 경우 한도를 초과해 선물환을 매입한 은행은 18개며 그 규모는 총 187억달러다. 한도를 하회하는 은행은 36개다. 은행이 유예 기간에 선물환 매입을 확대할 경우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 제도도입 직전일의 포지션이 한도를 초과하는 은행은 유예기간 중 도입직전일의 포지션을 초과하는 것이 금지된다. 제도 도입 직전일의 포지션이 한도를 하회하는 은행은 유예 기간에 한도를 초과할 수 없다.
▲선물환포지션과 관련한 외국사례는 = 일부 신흥국이 우리와 같은 종합포지션 제도를 시행 중이며 선물환 포지션에 대해 별도로 한도를 운영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정부가 외국의 사례가 없는 선물환 포지션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은행의 대규모 선물환매입에 따른 단기외채의 증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시 시스템리스크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외환건전성 관리강화
▲시행취지 =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외환부문에 취약점이 드러남에 따라 '외환건전성 감독강화 방안'을 시행, 외화유동성 비율이 상승하는 등 은행들의 외환건전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따라서 외환건전성을 추가로 제고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판단 하에 외환건전성 관리역량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외은지점은 단기ㆍ외화조달 자금을 장기ㆍ원화 자산으로 운용함에 따라 자산과 부채가 불일치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런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외은지점에 대한 차별적 조치 아닌가 = 이미 지난 1월부터 국내은행에 적용하고 있는 외화유동성 리스크 관리기준을 외은지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으로 외은지점에 대한 차별대우는 아니다. 모든 은행에 공통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 개별 은행은 업무성격과 리스크 상황 등을 고려해 자율적.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외은지점의 본점이 언제든지 필요시 지점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는 등 일정조건을 만족하면 기준 중에 일부만 적용할 것이다. 또, 국내은행에만 적용되는 외화유동성 비율과 중장기 재원조달비율 등 양적 규제는 외은지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해외에서도 외은지점에 유사 제도를 적용하는 사례 있나 = 영국 금융감독청(FSA)도 지난해 10월 유동성 규제강화안을 발표, 자국 내 외은지점에도 이를 적용한 바 있다. 영국은 스트레스 테스트, 비상조달계획 등 유동성위험 관리체계 구축을 의무화했지만, 외은지점 본점의 유동성지원확약서 제출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이런 방안의 적용을 면제하고 있다.
▲선물환거래한도를 실수요대비 100%로 축소하면 수출이 위축되지 않나 = 기업별 특성에 따라 헤지비율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개개 사안별로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의 승인을 얻어 거래가 가능하게 할 것이다. 정부는 선물환 거래한도를 실수요대비 100%로 축소해도 실수요 거래가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외화대출 용도제한 강화
▲외화대출 용도제한을 강화한 배경은 = 외화대출은 세계금융위기로 크게 줄었지만 올해 들어 증가세로 바뀌고 있다. 향후 국내경기회복, 원화가치 절상기대 등으로 외화대출 수요가 국내 시설자금으로 확산되면 외화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외채증가와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외화대출에 대한 민간수요를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국내 기업의 과도한 환위험 노출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이 조치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지 않겠나 = 국내 시설투자 소요자금은 원화대출로도 조달이 가능하고 외국산 기계구입 등 해외사용 시설자금의 외화대출은 계속 허용할 방침이므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자본유출입 모니터링 강화
▲모니터링 정보공유 강화위한 구체적인 방안 = 외환전산망과 감독기관이 가진 고유정보 등 자본유출입 모니터링에 필요한 정보를 통합해 활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에 집중된 정보를 외국환거래법령상 외환거래정보 분석기관으로 지정된 국제금융센터에 제공, 분석 업무를 위임하고 모니터링 결과는 외환시장 안정협의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해 모든 감독기관과 공유할 방침이다.
◇외환보유액 확충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은 = 국제통화기금(IMF), 학계 등에서 적정 보유액 수준에 대해 다양한 기준을 제안하고 있으나 현재 단일화된 지표는 없다. 다만 3개월 경상지급액, 단기외채 수준 등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외환보유액은 위기시 자본유출이 급증해 시스템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1차적 완충장치다. 당국은 앞으로 외환보유액 유지에 따른 편익과 비용을 동시에 고려해 안정적인 보유액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외환보유액의 보충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을 활용하면 국민연금의 손실이 생기는 것 아닌가 = 국민연금이 외환보유액의 보충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금액을 의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비중 확대 방침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미 결정해 추진하고 있는 사항이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확대가 손실을 초래하기 보다는 투자자산의 국내외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은행부과금도입
▲은행부과금(은행세) 도입검토 배경은 = 은행부과금을 도입하면 국내 금융시스템의 취약점을 보강하고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은행권의 외화 차입 증가는 자본유출이 변동성을 심화시켜 위기가 닥치면 시스템의 불안요인이 된다. 은행의 비예금부채에 과세하면 외화차입비용이 상승해 과다한 외화조달을 억제할 수 있다. G20에서 보다 구체적인 원칙이 도출되도록 정부는 적극 노력할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원칙이 나오게 될 것에 대비해 사전준비를 계속할 것이다.
◇글로벌 금융안정망 구축
▲글로벌 금융안정망 구축추진 배경은 = 금융위기시 신흥국들은 기초경제여건이 양호함에도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커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 특히 수출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외화유동성 부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로 어려움이 더 컸다. 반면, 기존 IMF 대출과 CMIM(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등 유동성공급체계들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안정망 구축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G20 내에 전문가그룹을 운영하고 각국 정부 및 국제기구와 협의를 계속해 11월 서울 G20정상회의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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