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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한·중·일 관계는 가위바위보"

입력 : 2010.06.10 17:51


"바위(중국)랑 보(일본)만 있으면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습니까. 중간에 가위(한국)도 있어야 균형이 맞거든요"

10일 오전 11시께 도쿄 요쓰야(四谷)에 있는 한국문화원 한마당홀.

이어령(76) 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장이 300석 좌석을 가득 메운 일본인들과 재일 한국인들 앞에서 유창한 일본어로 난데없이 '장켄'(가위바위보) 얘기를 꺼냈다.

가위, 바위, 보를 한국, 중국, 일본에 각각 비유한 '장켄'론이 동아시아 3국의 협력을 주장하려는 것이라는 점은 누가 듣기에도 분명했다.

"한.중.일 어느 나라도 혼자 잘 살 수는 없습니다. 만약에 중국과 일본만 있었다고 하면 두 나라가 허구한 날 싸웠겠죠. 그런데 한반도가 중간에 있으니까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파괴와 증오의 시대인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는 서로 의존해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초대 문화부 장관답게 대립하기 쉬운 정치.경제보다는 섞이기 쉬운 문화 교류를 중시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가 최근 걱정하는 건 한.중.일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오해와 국수주의, 인종 차별에 물들어가고 있다는 점.

이 전 장관이 "일제시대에도 없던 인종차별과 편견이 젊은이들을 물들이고 있다"며 "이렇게 서로 차이점을 강조하다 보면 전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강조하자 청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이번 강연회는 도쿄 한국문화원의 요쓰야 코리아센터 개원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강연 후에는 인간문화재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이어졌다.

11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다시쓰는 한.일.중 신삼국지-과거 100년, 미래 100년'을 주제로 제2회 국제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