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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조치 이후 개성공단 현장, '긴장 속 평온'

입력 : 2010.06.10 14:44

北근로자 "별일없겠죠?"..체류인원 제한으로 지장


남북 교류의 마지막 보루로 남은 개성공단은 지난달 24일 정부의 '천안함 조치' 이후 위기에 놓였다가 평온을 많이 되찾은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최근 개성공단을 방문한 입주기업 대표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유지에 의지를 보이고 있고 근로자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남측 주재원들도 불안감을 별로 느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의 체류인원 제한으로 생산활동에 큰 지장을 받고 있고 개성공단 내 원부자재 및 기계설비의 반입.반출 절차가 까다로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긴장 속 평온 = '천안함 조치' 이후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한 당국의 기싸움이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남측 주재원들의 불안감은 크게 줄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북측 근로자들과 남측 주재원들 모두 천안함 사건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는데 긴장감이 많이 풀린 상태"라면서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도 바뀌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 관계자들이 우리측 주재원들에게 '앞으로 잘 되겠죠?', '별일 없겠죠?'라고 많이 물어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개성공단에 있는 사람들은 신변불안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지만 상황이 유동적이니까 언행에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10여일전부터 개성공단 외곽에서 보초를 서는 초병들의 헝겊 모자가 철모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더 성실해진 北근로자..휴가줘도 출근" = 북측 근로자들은 생산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업체 사장은 "북측 근로자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있고 생산분위기는 오히려 좋아졌다"며 "북측 근로자들은 `일하는 만큼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기업들이 주문량 감소로 근로자들을 쉬게 하려고 하지만 계속 출근하면서 이들에게 현장교육 등을 시키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10일 동안 북측 근로자 일부에게 휴가를 줬는데 얼굴이 햇볕에 그을려 돌아왔다"며 "북측 근로자들이 공장에 나오지 않으면 밭일에 동원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측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이 나올까 우려하는 기색이 여전하다. 

북측 근로자들은 남측 주재원들에게 노동신문 기사를 거론하면서 "우리가 천안함 사건을 일으키지 않은 게 맞지 않느냐"고 말한다고 한다. 

또 개성공단관리위에 있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은 북한의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 "개성공단에 대한 의지는 변하지 않았는데 왜 자꾸 확인하려하느냐"며 짜증섞인 반응을 보일 때도 있다고 한 업체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북측 근로자들이 최근 북한의 식량난을 반영하듯 간식으로 초코파이보다 봉지라면을 선호하는 현상도 있다는 게 일부 업체들의 전언이다. 

◇까다로운 물자 반입.반출 = 북한이 지난달 31일 개성공단관리위를 통해 개성공단 내 등록설비 반출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고 통보한 뒤 설비 및 물자 이동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개성공단 내 기계를 고치려고 하는데 북측 관리자들이 직접 고장 여부를 확인하고 갔다"며 "지난주부터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기계를 수리해 언제까지 다시 들여온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달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입주기업이 임대한 기계설비를 개성공단에 보낼 경우에도 북측에 임대계약 서류를 제출해야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류제한 피해 확산..출퇴근 피로감 가중 = 통일부가 개성공단 상주 체류인원을 제한하면서 기업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상주인원의 축소로 제품과 생산부품 등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입주기업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또 출퇴근하는 우리측 근로자들은 매일 아침에 출경한 뒤 오후 4시께 개성공단에서 내려오면서 장기이동으로 인한 피로를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파주의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 인근에 당일 통행인원의 임시숙소를 구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체류인원 제한은 신변안전에 별로 효과가 없다"면서 "정부가 이번 조치로 인한 기업들의 고통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