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 관련성에 주목…북중관계 진전 속 개방입법 가능성
북한이 지난 4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7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함에 따라 무엇을 논의할지 주목된다.
1998년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1년에 두 차례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것은 2003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하지만 2003년에는 봄에 예산을 처리하고 10월에 11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른 후 이어서 회의를 소집했다는 점에서 이번과는 다른 상황이다.
지난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예산안과 헌법 개정, 조직문제 등이 두루 다뤄졌는데도 두 달 만에 전격적으로 회의가 소집됐다는 점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할 현안이 발생한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번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등 권력기구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다.
최고인민회의는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지난달 '고령'을 이유로 해임된 김일철 국방위원 등에 대한 후속인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작년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하고 내부적으로 후계체제를 구축해온 상황에서 이번 회의에서 후계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정은에게 국방위원회 등의 공식직함을 부여함으로써 대내외에 사실상 후계체제를 공포한다는 것이다.
장용석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김정은이 국방위원회에 진입할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후계체제를 공식화하지 않더라도 김정은 후계구도를 뒷받침할 국방위원회 체제의 재구성 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긴밀해 지는 북중관계를 뒷받침할 후속작업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 라진항의 사용권을 중국 기업에 허가하고 국경지역의 양국간 연결 교량 및 도로 개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러한 관계를 뒷받침할 법령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02년에도 최고인민회의가 신의주 특구법을 제정해 발표했던 만큼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의 일부지역에 대한 개방조치 등이 법령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특히 그동안 북한이 여러 차례 개혁.개방조치를 취했음에도 제도화가 이뤄지지 못해 실패해온 만큼 이번에는 법령을 통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달 방중한 김 위원장에게 "중국은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 개선을 적극 지지하며 북한에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건설의 경험을 소개해주고 싶다"고까지 말했던 만큼 북한이 법 제정을 통해 개방의지를 중국에 보여주려고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내부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제 관련 입법을 통해 주민들에게 '생활이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작년말 화폐개혁 이후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르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천안함 사태 등으로 악화된 남북관계와 관련된 입장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천명될 가능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남조치의 발표를 목적으로 이번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소집된 것은 아니겠지만 최근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 최고인민회의가 국방위원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군 총참모부 등에서 내놓은 대남조치를 지지하면서 군사적 준비태세 강화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최고인민회의가 대남입장 등을 발표한 적은 없지만, 김일성 시대에는 대남제안 등도 내놓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한 자산을 몰수.동결하는 조치를 취한 만큼 금강산 관광지구법 등 최고인민회의가 제정한 남북관계 관련 법령을 개정하거나 폐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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