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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응원전, 목과 귀를 지켜라

입력 : 2010.06.06 07:47|수정 : 2010.06.12 02:17

거리응원 후 병원마다 목·통증환자 급증…"물 자주 마시고, 스피커 옆자리 피해야"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을 향한 대표팀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대표팀의 경기가 시작되면 붉은악마의 함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열띤 월드컵 경기가 끝나면 여지없이 목이나 귀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몇 시간 동안 계속되는 고성과 소음이 성대와 고막에 자극을 줘 성대 손상이나 소음성 난청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월드컵을 며칠 앞두고 목과 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응원 요령을 알아본다.

◇ 목ㆍ귀질환, 아는만큼 피해간다 = 사람이 보통의 목소리로 말할 때 성대는 1초에 100~300번 진동한다. 이를 기계적 수치로 계산하면 100~300㎐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런데 목청껏 소리 높여 '대한민국'을 외친다면 2천~3천㎐로 높아진다. 한두 번도 아니고 몇 시간 동안 반복해서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 충격으로 성대 점막 밑에 존재하는 작은 모세혈관들이 터지면서 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출혈은 급성후두염과 후두혈관팽창, 출혈성 성대폴립, 후두육아종, 라인케성대부종, 성대결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출혈까지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점막 밑의 '라인케공간'이라는 곳에 조직액이 고이게 되는 '성대부종'이 발생하면 목소리가 심하게 잠기게 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홍식 교수는 "특히 새벽에 지나치게 큰 목소리를 내면 성대가 다치는 것은 물론 성대 궤양이나 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심하면 성대 안쪽의 모세혈관이 터지거나 몰혹이 생길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최 교수는 응원 현장에서 목소리가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급작스럽고 과도한 크기의 발성을 삼갈것 ▲시끄러운 현장에서 주변 사람들과 너무 오래 대화하지 말 것 ▲감기 기운이 있거나 발성 때문에 목이 잠겼다면 더 이상 무리하지 말 것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실 것 등을 주문했다.

목 뿐만 아니라 귀도 걱정이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 김희남 박사는 "밤이 돼 예민해진 귀가 강한 소음에 노출될 경우 이명이나 소음성 난청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단체응원에 필수적으로 동원되는 대형 스피커, 큰 소리를 내기 위한 응원도구는 귀를 더 힘들게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응원 전후 지켜야 할 6가지 수칙 = 그렇다고 4년을 기다린 축제를 집에서 나 홀로 보낼 수는 없다. 따라서 목과 귀를 건강하게 지키면서 응원하는 요령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① 술 대신 미지근한 물을 챙겨라 = 여름밤 응원에는 맥주가 딱이라는 말도 있지만, 맥주 등의 술은 오히려 성대를 건조하게 한다. 이는 담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물은 성대 보호에 도움이 된다. 응원 도중 수시로 물을 마시면 한결 목이 부드러워진다. 특히 꽁꽁 언 자극적인 얼음물보다는 실온에 보관해 둔 미지근한 물이나 적당히 따뜻한 물이 좋다.

② 응원 목소리는 서서히 키워라 = 운동할 때 예비운동이 필요하듯 목청도 서서히 높여가는 것이 좋다.

③ 되도록 스피커에서 멀리, 응원단 가장자리를 잡아라 = 귀를 생각한다면 큰 소리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만약 이명이 들리기 시작한다면 경기 중이라도 재빨리 자리를 떠야 한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응원단 뒤쪽에 자리 잡는 게 현명하다.

④ 목청 높인 뒤 과도한 술자리는 금물 = 술은 성대를 건조하게 하고, 술자리에 빠질 수 없는 기름진 안주들은 강한 산성의 위산을 역류시켜 후두와 성대를 자극한다. 월드컵 축제는 한 달이나 계속되는 만큼 페이스 조절은 기본이다.

⑤ 잘 때는 방안 습도에 신경써라 = 실내 습도가 적당해야 성대도 마르지 않는다.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높여야 한다. 이미 가습기를 창고에 넣어뒀다면 젖은 수건을 널어놓는 것도 대안이 된다. 수건의 한쪽 끝을 물그릇에 담아두면 밤새 수건이 마르지 않아 더 효과적이다.

⑥ 밤샘 응원전 뒤에는 반드시 쉬어라 = 혹사당한 목은 휴식이 필요하다. 억지로 낮은 목소리로 말해서도 안된다. 무리하게 큰 소리를 내는 것도 목에 부담이 가지만 반대로 소리를 낮추는 것도 성대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꼭 필요한 말만 평소 목소리로 말하고 웬만하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도움말: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 김희남 박사,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홍식 교수)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