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불심검문 권한 등을 대폭 강화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의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개정안이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습니다. 범죄 예방을 위한 조치는 필요하지만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은 더 중요한 가치입니다. 국회 본회의에서의 심의를 앞두고 보다 활발한 보도와 논평이 필요합니다.
지난 5월 26일 8시 뉴스는 ‘술 취해 소란피우면 강제격리...인권침해 논란’의 제목으로 음주소란자를 경찰이 강제로 격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법률안이 행안위를 통과했음을 전했습니다. 음주소란자의 단속, 운행 중인 차량과 선박의 운전자와 탑승자에 대한 조사, 주민등록증만으로 신원 확인이 어려울 경우에는 본인 동의하에 지문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개정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검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정하여 사실상 강제적인 효력을 갖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압수수색 영장없이 경찰관이 임의로 가방이나 차량과 선박을 수색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영장주의를 위반하는 것임을 지적하였습니다. 인권위가 사생활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비판함으로써 국회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 뉴스의 내용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이며,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분석과 논평이 필요한 보도였습니다. 경찰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고, 수색과 조사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되는 개정안에 대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단편적인 언급에 그치지 말고 쟁점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어야 했습니다.
보도의 제목을 음주소란에 따른 강제격리로 하고 음주자로 인해 파출소가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준 것은 적절치 못했습니다. 개정안의 타당성을 옹호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인터뷰도 인권위원회만이 아니라 경찰 등 개정안에 동감하는 의견을 포함하는 것이 균형적인 보도일 것입니다.
법질서를 무시하고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효율적인 대처는 필요하지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 법안은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를 거쳐야 합니다. 불심검문과 소지품 검사를 무제한으로 허용했던 권위주의시대에 대한 아픈 기억을 우리 사회는 가지고 있습니다. 후속보도를 통해 개정안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꼭 필요한 법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강한 논평을 통해 감시견과 안내견으로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난 28일의 보도 ‘발암물질 석면, 선풍기 바람에도 풀풀'은 석면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건축물의 겉모양이 멀쩡한 상태에서도 빠져나온다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실험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바람을 막고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측정하는 기존의 석면누출실험에서는 기준치의 3분의 1 정도만 검출됐지만, 선풍기 바람과 진동 등 외부자극이 있는 경우에는 기준치를 넘는 누출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전체 학교건물의 99%에 석면자재가 들어있는 상황에서 특히 학생들의 건강이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사실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 보도입니다. 그래픽과 수치를 사용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시각적으로 쉽게 설명한 점도 좋았습니다. 다만 석면은 학교는 물론 지하철, 화장품, 의약품, 슬레이트 지붕과 공장 등 시민들의 생활 현장 곳곳에서 검출되는 1급발암물질로써 그동안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것과 대체물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다는 점에서 대처방안을 담는 취재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석면은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호흡을 따라 인체에 침투하여 폐암과 석면폐증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합니다. 국민건강과 관련한 보도는 경각심 못지않게 불안감을 씻어 주는 정보가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이슈가 되어온 석면 문제와 같은 보도는 단편적인 일회성 사건보도가 아닌 장단기적 대책을 포함하는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건강보도로 다루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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