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현재 출처인 종로경찰서 건너편 쪽에는 조계사가 있습니다.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10명 미만의 남자 어린이들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동자승이 되기 위해 이곳에 들어옵니다. 동자승 단기 체험인데 아이들은 엄마와의 약속 때문에 친구들과 잠시 동안 '스님 체험'한다고 알고 옵니다. 참가비도 냅니다.
올해도 7명의 어린이들이 1일부터 23일까지 조계사에 머물렀습니다. 주지스님이 주신 법명에, 삭발까지 하고 나타나니, 어린 불자의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동자승을 만나러 간 날은 부처님 오신 날 하루 전이었는데요, 동자승들이 기상하는 장면부터 촬영하기로 해서 새벽 3시반에 조계사에 도착해야했습니다. ㅜㅜ
한창 잠투정 많을 나이에 바로 바로 일어나서 가사와 장삼을 두르고 새벽 예불을 드리러 대웅전으로 갈때까지만 해도, 아이보단 스님의 모습이 더 강하게 들어오면서 잠시 존경심까지 들었지만! 예불 이후부터는,,장난가득한 아이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외출 나간다며 파란 손목 시계를 단체로 차고, 청와대에서 준 거라며 팔을 흔들지를 않나, (알고보니 거꾸로 찼더군요..청와대 가서 영부인한테 받은 거라고 자랑하길래 한참 구경했습니다.. )
제 휴대폰으로 서로 사진을 찍겠다고 하다가 바닥에 몇번이나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제 휴대폰에는 반짝이는 머리만 보이는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다도 체험 시간에는 녹차향을 맡으라고 하자, 코로 녹차를 아예 마셔서 괴로워하는 모습은 정말... 동자승들의 가장 큰 임무는 봉축기간 홍보대사입니다. 불교에서는 옛부터 천진한 마음을 곧 부처의 마음이라며 아이를 부처에 비유하는데, 동자승들은 그 아기자기한 모습이 불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 관심도 끌 수 있어, 부처님 오신 날 홍보와 함께 포교하는 기회도 있기 때문입니다.
동자승 교육을 맡은 스님 말로는 이들이 나중에 정말 절로 들어올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쨌든..동자승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은 각종 언론 매체에서 봉축기간에 수도 없이 많이 나왔죠.
일반적인 사찰 예절뿐만 아니라, 연등축제, 16강 기원 축구대회까지 동분서주하게 보냈던 아이들.. 매스컴을 많이 탄 걸보니 이번에도 부처님의 깊은 뜻을 전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습니다.
지난 22일 환계식을 갖고 부모품으로 돌아가 지금은 어린이집 다니고 있겠지만,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은 아이들 추억으로 오랜시간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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