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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아플 새도 없이"…심상정 후보 24시

입력 : 2010.05.29 13:25

하루 4시간 수면..아들.남편이 가장 든든한 지원군


어슴푸레 동이 트는 28일 새벽 5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는 어김없이 눈을 떴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요즘은 1분1초가 아까운 때다. 

진보신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와 노란색 반소매 컬러티, 베이지색 정장 바지를 입은 심 후보는 스스로 머리를 매만지고 유세현장으로 가려고 차에 올라탔다.

차 안에서도 심 후보는 바빴다.

먼저 간단하게 화장을 한 다음 오전 7시10분께 예정된 SBS 전망대 라디오 전화 인터뷰를 위해 미리 써둔 원고를 차분히 읽었다.

인터뷰는 14분가량 진행됐다. 

심 후보는 보통 오전에는 출근길 시민을 만나기 위해 역이나 번화가를 찾는다. 

이날도 심 후보는 오전 9시10분께 용인시 보정역을 방문해 선거운동원 10명과 함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한두 명 싫은 기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반갑게 인사를 받아줬다.

한 할머니는 심 후보의 오른 뺨을 쓸어내리며 "참 예쁘게 생겼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사를 마친 심 후보는 오전 9시 35분께 유세차량에 올라 역으로 들어가는 시민에게 '잘 다녀오세요'라고 말한 뒤 "나에게 표를 달라.

이 표는 4대강 사업 막는 한 표, 어르신 복지 높이는 한 표, 제도정치 끝장내는 한 표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버스에서 창문으로 심 후보의 연설을 듣거나 횡단보도에서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 시민의 모습이 종종 보였다. 

역 앞에서 차량 조수석 창문을 내리고 연설을 지켜보던 택시기사 김모(56)씨는 심 후보가 인사를 하기 위해 오자 "여론조사 너무 믿지 마라. 힘내라"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오전 10시 5분께 심 후보는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심 후보는 이동할 때 주로 조수석에 앉는다.

탁 트인 경기도의 경치를 보는 게 좋아서라고. 

심 후보는 차를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강과 산의 모습을 연방 휴대전화로 찍었다.

이렇게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 1천500여장. 

이동 중 간간이 트위터도 했다.

심 후보는 정치인 중 처음으로 지난해 3월 트위터를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너무 많은 정치인이 해 약간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1시간을 달려 심 후보는 남양주시 조안면 명랑텃밭에 도착했다. 

'진보 상정이네'라는 3.3㎡짜리 텃밭이 보였다. 

심 후보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 여기가 다 없어진다"며 주변 비닐하우스에 있는 신선초 등을 카메라로 찍고 오가는 주민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이어 심 후보는 남양주시 팔당 유기농단지에서 경기지사 후보 초청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식을 가진 뒤 20여명의 참가자들과 인근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보통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차 안에서 김밥이나 빵으로 때운다고 한다. 

심 후보는 1시15분께 다음 유세지인 경기 광주로 이동했다.

근처에 도착해서 30분가량 쪽잠을 잤다. 

계속 이어지는 강행군에 지치지는 않았을까. 

심 후보는 "매일 4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선거운동을 다니다 보니 입안이 죄다 헐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 같은 선거철엔 따로 체력관리를 하진 않는다고.

워낙 긴장상태가 지속되다보니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돼 아픈 것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지난 1월부터 심 후보의 운전기사를 해온 조용재 팀장은 "심 후보가 따로 목 관리를 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워낙 노동판에서 다져온 목이라..."라고 말했다. 

바쁜 선거일정에 남편과 고2 아들을 다른 엄마처럼 살뜰히 챙겨주지 못하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가족은 심 후보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다. 

남편 이승배(54)씨는 바쁜 아내를 대신에 아들 밥을 챙겨주고 학교에도 데려다 준다.

아들 역시 무뚝뚝해 말을 잘 하지 않는 편이지만 27일 경기지사 후보 TV토론회가 끝난 다음 "엄마가 제일 잘했어"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심 후보는 경기 광주, 과천지역 유세에 이어 오후 9시 저녁회의를 마친 뒤 자정이 다 돼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는 앞으로 할 일들을 차분히 생각하면서 오전 1시께 잠자리에 들었다.

(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