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유력후보에 대한 공무원 줄서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단순한 줄서기 차원을 넘어 선거자료를 넘겨주거나 조직동원에 나서는 등 직접적인 선거개입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공무원 선거개입 혐의를 확인한 선관위의 고발조치가 잇따르고 있고 경찰도 집중단속에 돌입했다.
◇전방위적 선거개입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27일 전북교육감 선거에 공무원들이 개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고창교육청 부속실 등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압수수색하고 직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일부 공무원이 전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를 도왔다는 의혹이 포착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선관위는 그동안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한 사례 56건을 적발해 1건을 검찰에 고발하고 55건을 경고조치했다.
고발된 자치단체의 한 간부공무원은 부하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선거운동을 했는가 하면 현 단체장이 내건 공약을 포장해 홍보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또 다른 자치단체의 한 면장은 선거출마 예정자의 자서전을 사들여 관내 이장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혐의로 고발됐다.
부산의 한 자치구 선관위는 최근 현직 구청장의 측근이 지방선거에 개입했는지를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의뢰했다.
이 측근은 지난 3월 중순 일부 동주민자치센터에 이메일을 보내 "이번 선거에 활용할표 참관인을 추천해주고, 아파트 부녀회장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라고 요청해 관련 명단을 입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북 경주에서는 경찰이 최근 특정 시장후보에게 케이블방송 토론회 자료를 넘겨 준 혐의로 시청 간부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해당 간부 등을 조사했다.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도 특정 시의원 후보나 시장 후보의 선거에 개입해 공무원의 선거 중립의무를 위반한 경주시청 국장 1명과 과장급 3명에 대해 경고조치했다.
강원도교육감에 출마한 한 후보는 최근 일부 교육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특정후보 지지활동의 중단을 요구했다.
무소속으로 울산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는 최근 낸 성명에서 "지자체장 후보 여론조사 경선에서 지자체 과장이 부서 주무를 불러 특정후보를 돕기 위한 대책회의를 했다."라면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기로 했다.
◇시도때도없는 줄서기 강원도의 한 자치단체에는 국장급 간부가 현 단체장이 자신의 승진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로 모임 등 공식석상에서 '특정 인사가 당선돼야 한다.'라는 등 공개 지지 발언을 하고 다니는 것이 기정사실화됐고,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일부 간부급 공무원들이 각종 자료 등을 빼돌려 지지하는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이밖에 특정후보가 제공한 머그컵을 주민에게 배포한 면장과 지역 통장협의회 단합대회에서 후보자와 동행해 유세활동을 도운 동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았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공무원의 직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삼척시청 공무원(지방 5급)을 조사하고 있다.
이 공무원은 다른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주민에게 "너무 설치지 마라.
그동안 작목반에 보조금을 많이 준 것에 고마워하라."라며 직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의 한 자치구 공무원들은 현직 구청장을 도우려고 조직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말 기소됐다.
이들은 공무원 신분으로 당원을 모집했는가 하면, 종합선거운동계획까지 세운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의 한 군선관위는 27일 공무원 배우자와 함께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현 군수 후보의 배우자와 군 산하 면장과 계장의 배우자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군수 후보의 배우자는 선거운동 전부터 최근까지 다른 공무원 배우자 2명과 함께 각 가정 등을 방문, 남편의 지지를 부탁하고 음식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에 개입해 승진이나 기관에서의 입지 확보, 영향력 강화 등을 위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공무원들이 적발된 사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한 공무원은 "공무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현직 단체장이 출마해 도움을 요청하면 이를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라며 "이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