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 확성기를 이용한 출마자들의 선거운동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으나 이를 규제할 법적 장치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중앙 및 지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출마 후보자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확성기를 동원한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시끄러워 못살겠다."라는 내용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고 인터넷에도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선관위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임산부는 "임신으로 불면증이 와서 고통받고 있는데 출마자들이 틀어 놓은 확성기 때문에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며 "민폐를 끼치는 후보자를 누가 뽑겠느냐."라며 출마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건축현장에서도 (소음 피해를 줄이려고) 공사 시간을 정하는데 정치인을 뽑는 선거에서 늦은 밤까지 확성기를 틀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선관위는 지나친 소음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출마자들에게 지나치게 소음을 유발하지 말 것을 권유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현행 선거법은 열차나 버스, 병원, 도서관 등을 제외한 공개 장소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을 뿐 정작 확성장치의 출력량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거지역에서 확성장치를 사용할 경우 아침·저녁(05:00-07:00, 18:00-22:00) 70dB, 주간(07:00-18:00) 80dB, 야간(22:00:05:00) 60dB 이하로 소음을 제한하도록 한 소음·진동규제법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런 맹점을 근거로 한 유권자는 2008년 8월 후보자들의 확성장치 소음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았고 행복추구권과 환경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보면 확성기의 사용 장소와 개수 등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입법자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할 만큼 불충분하지 않다."라며 합헌 의견을 냈다.
또 같은 해 5월 대구에서는 한 유권자가 '유세 차량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총선 후보를 비방했다가 벌금을 선고받기도 했다.
도 선관위 관계자는 "확성기를 이용한 선거운동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항의 전화가 하루 수십 통에 달한다."라며 "그러나 소음을 규제할 법적 조항이 없어 민원인에게 이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