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이어가기' VS '분위기 반전'
아시아 축구의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펼쳐온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24일 오후 7시20분 일본 사이타마시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통산 72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과 일본의 험난했던 과거사 때문에 한일전은 말 그대로 단순한 축구가 아닌 양국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축구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한일전에서 골을 터트린 선수는 월드컵 득점자만큼이나 영웅대접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3년 5월 도쿄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한일전에서 안정환(다롄스더)이 후반 41분 터트렸던 결승골은 아직도 축구팬들의 뇌리에 선하다.
말 그대로 '이겨야 본전'인 통산 72번째 한일전을 앞둔 허정무(55) 감독과 오카다 다케시(54) 감독의 심정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은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다. 한동안 외국 지도자에게 넘겨줬던 한국과 일본 대표팀 사령탑을 되찾아온 국내파 지도자란 점이다.
허정무 감독은 2000년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감독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그동안 한국 축구는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을 시작으로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와 요하네스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으로 이어지기까지 줄곧 외국인 사령탑이 지휘해왔다.
오카다 감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카다 감독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끝으로 하차했고, 이후 일본 축구도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필리페 투르시에(프랑스) 감독 이후 지쿠(브라질)와 이비차 오심(보스니아)이 이끌면서 국내파 사령탑에게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허 감독과 오카다 감독은 2007년 말 각각 한국과 일본의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허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무패행진(4승4무)으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국내파 지도자의 성공 시대를 예고했다.
오카다 감독은 2007년 12월 이비차 오심 감독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대표팀에 재복귀해 일본의 월드컵 4회 연속 진출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하지만 허 감독은 한때 무승부를 많이 기록하면서 '무색-무취 축구'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시련을 이겨내면서 최근 A매치 3연승으로 기분 좋은 상승세를 앞세워 월드컵 본선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오카다 감독의 사정을 그리 좋지 않다.
월드컵 4강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오카다 감독은 지난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그치고, 지난 4월 2진급으로 꾸려졌던 세르비아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하면서 경질 위기까지 몰렸다.
이 때문에 오카다 감독으로선 이번 한일전이 자신의 명예회복은 물론 일본 축구의 자존심까지 걸린 상황이어서 승리가 절실할 뿐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국내파 사령탑으로 월드컵을 치르는 한국과 일본 대표팀이 과연 어떤 성적을 낼지 팬들의 관심을 커질 수밖에 없다.
(도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