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 제주해협 통항 금지 심각하게 검토"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침몰사태로 지난 2005년 발효된 남북해운합의서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대북 조치의 하나로 남북해운합의서에 따라 이뤄지는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항을 불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21일 "천안함 침몰사태에 따른 대북 조치 카드의 하나로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항을 금지하는 방안이 살아있고,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해협은 북측 선박이 동해와 서해를 오가는 지름길이다.
제주 남쪽 공해상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제주해협 항로를 이용 시 대략 53마일의 항해거리와 4시간 이상의 항해시간(12노트 항행 기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측으로서는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국방부는 남북해운합의서가 채택되기 전인 지난 2001년 1만t급 규모의 북측 선박 1척이 제주해협을 통과하면 하루 3천500달러 정도의 유류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대북 조치의 하나로 북측 선박의 제주해협 통항을 봉쇄하면 상당한 대북 제재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압박 효과가 큰 만큼 북측은 합의 위반과 국제법상의 무해통항권(無害通航權)을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무해통항권은 선박이 연안국의 평화·질서 또는 안전을 해치는 일 없이 그 영해를 통항할 수 있는 국제법상의 권리를 말한다.
북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우리 정부는 남북은 정전체제에 놓여 있고, 특히 북측이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해 정전협정을 위반한 만큼 무해통항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우리 측이 북 민간선박의 제주해협 통항을 막아도 북측이 통항을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와 군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상정한 대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제주해협 통항 금지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리 측 민간 항공기의 북측 영공 통과를 막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항금지를 놓고 정부가 세심한 대책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대북 제재 시 '전면전쟁'을 언급하며 반발하는 상황에서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항 금지 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해운합의서는 2001년 북한 상선 4척이 제주해협을 무단 통항한 사건을 계기로 남북 간 협의를 거쳐 2004년 5월 채택됐고, 이듬해 8월1일 정식 발효됐다.
남북해운합의서에 따라 남포를 떠난 북측 9천t급 화물선 '대동강호'가 2005년 8월15일 처음으로 제주해협을 통과했다.
제주해경에 따르면 제주해협을 통항한 북측 선박은 2005년 41척, 2006년 128척, 2007년 174척, 2008년 188척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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