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기자 법'의 출현을 기대하며

주영진

입력 : 2010.05.18 13:31|수정 : 2010.05.24 17:01

언론 자유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오늘(18일) 백악관에서 있었던 한 법안의 서명식 장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바라보는 어린 아이는 이 법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 기자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기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였던 다니얼 펄은 지난 2002년 5월 17일, 미국 시간으로 바로 오늘입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 취재에 나섰다가 납치 살해됐습니다. 사진 속 어린아이의 이름은 아담스 펄입니다.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는지를 아직은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오늘 이 장면은 아주 오랫동안 머리와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다니얼 펄 언론자유법'에 서명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대로 다니얼 펄 법안은 앞으로 국무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각국의 인권실태 보고서에 언론 탄압여부를 적시하는 항목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활동이 박해받고 있는 나라의 실태가 미국적 관점에서이기는 하지만 드러난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에 와서 지내면서 한국에 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기자의 이름을 딴 법안 역시 저로서는 처음 보는 법안입니다. 미국에 대해 이런 저런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언론 자유에 관한한 아직도 우리가 배울 것이 많은 나라임에는 틀림 없어 보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권력을 잡든 비판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부시 전 대통령도 그랬고, 오바마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 언론이 무서운 것은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이 한국 언론에게는 호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 스스로 분통을 터뜨렸던 것처럼.

"뭐든 반대하면 된다는 것 아닙니까? 노무현이가 하는 것은 뭐든지."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권력과 돈앞에 비굴하지 않는 언론 되기도 이렇게 힘든 세상인데, 자신의 목숨까지 내걸고 일해야 하는 언론인들의 삶은 얼마나 고단하고 위태로울까요?

그럼에도 그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새삼 부끄러워집니다. 오바마 대통령 말대로 이 법안은, 이 법안 서명식 사진은 언론인인 저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