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상장한 삼성생명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하자 이 회사 직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인 평균 1억5천만원 어치의 주식을 배정받아 공모가에 사들였지만,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일부에서는 높은 주가수준에 걸맞은 성장성이 확보됐느냐에 대한 의문도 나오고 있다.
17일 삼성생명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70% 급락한 10만7천500원에 마감했다. 상장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더니 마침내 공모가인 11만원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달 초 청약에서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주 청약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원의 시중자금이 몰렸던 것을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다.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누구보다 좌불안석인 사람들은 바로 막대한 주식을 배정받은 삼성생명 직원들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상장 때 우리사주 조합에 총 상장 물량의 20%, 888만주를 배정했다. 삼성생명 직원이 6천200여 명인 것을 고려하면 1인당 배정 물량은 평균 1천400주이다.
만약 1천400주를 배정받아 공모가 11만원에 이를 샀다고 하면 들어간 돈은 1억5천만원 가량이다. 개인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목돈을 투자한 셈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직급과 근속연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우리사주를 배정받았으며, 적지 않은 돈이어서 대부분 은행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약 당시의 열기에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는 않다.
한 삼성생명 직원은 "1년 동안은 의무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주가 수준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회사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아 금방 회복될 것"이라며 "하지만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펀더멘털이 탄탄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높은 주가 수준에 맞은 성장성이 담보됐느냐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생명보험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민영 생명보험 가입률은 80%를 넘어섰는데 이는 미국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더 이상의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생명보험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삼성생명의 수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려면 시장 자체가 커져야 하는데 그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