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터지는 식품 이물질 파동.
그 중엔 '커터칼 참치 사건'처럼 실제 제조 공정상의 문제로 드러난 적도 있고, 지렁이 단팥빵 사건 처럼 허위 제보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엔 튀김가루에서 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삼양 밀맥스가 만들고 이마트가 자체 상표를 달아 파는 이마트 튀김가루에서 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4월27일이었습니다.
삼양 밀맥스는 '큐원'으로 유명한 삼양그룹 계열사입니다.
당사자는 신고자와 업체..그리고 쥐입니다. 신고자와 업체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고,,진실을 아는 쥐는 말이 없어 궁금증만 커지고 있습니다.
◇ 신고 과정
쥐를 처음 신고한 사람은 경기도 오산에 사는 한 20대 남성입니다.
지난달 27일 시화 이마트에서 산 튀김가루로 집에서 야채튀김을 해먹는 과정에서 쥐를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구입은 지난 1월에 했고, 뜯지 않고 보관하다가 발견 당일 처음 개봉했다고 말합니다. 그 사이 신고자는 안산에서 오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다음은 신고자 인터뷰 내용.
"가위로 대부분 비닐봉지 끝만 자르잖아요. 대부분 그렇게 잘라서 툭툭툭 털잖아요. 너무 길게 자르면 쏟아지니까.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버무리고 있는데 질잖아요. 너무 질어서 안될 것 같다. 그래서 더 추가하는 과정에서 그 아무래도 쥐가 중간 정도에 있었나봐요. 그 때 양을 좀 많이 해서 위에 건 많이 쏟았거든요. 이렇게. 딱 넣고 다시 쏟는 과정에서 탁 나왔으니까 쥐가 중간정도에 있다가 꼬리가 딱 걸린거죠 몸뚱아리가. 입구가 좁으니까. 그 귀퉁이를 확인하고 있다가 전화를 했어요 제가. 소비자 상담센터인가 전화를 했는데 오시더라고요."
이마트 담당자와 삼양 밀맥스는 이 때부터 즉시 고객 담당 직원을 보내 긴급히 대처합니다. 신고 당일 밤 이마트 직원이 신고자 집을 찾아 함께 쥐를 확인하고, 이 사실도 삼양 밀맥스에도 알립니다.
두 회사는 식약청에 이물 신고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보고합니다.
4월28일이었습니다.
◇ 신고 이후 양측의 접촉...당국의 대응
이 때부터 신고자와 두 회사간의 접촉이 이어집니다. 다음은 양측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재구성입니다.
회사는 신고 접수 당일 "쥐를 가져가겠다"고 요구했습니다. 쥐가 제조 공정에서 들어간 것인지 밝히기 위해선 쥐의 사망 상태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해 이를 가져가려한 겁니다.
반면 신고자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중요한 증거인 이물을 식품회사가 가져가 어떻게 처리할지도 모르는데 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상식적인 대응으로 보입니다.
양측간 금전 보상 문제도 논의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주장은 다릅니다.
업체 측은 신고자가 이물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1억 원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가, 천만 원, 백만 원까지 액수를 낮췄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등 증거는 없습니다.
반면 신고자는 업체 측이 먼저 "얼마를 원하냐"는 식으로 접근했고 여기에 더욱 화가 나 "100억 원을 달라면 줄거냐"는 식으로 답한 적은 있다고 했습니다. 역시 업체가 먼저 금전 유도를 요구했다는 녹취 등 증거는 없습니다.
회사 측의 신고를 받은 식약청은 오산시청을 통해 1차 소비자 조사를 하도록 합니다. 오산시청 식품환경과 직원이 신고자에게 연락해 제품을 가져다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신고자는 직업의 특성상 매일 자정 가까이 까지 외근을 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제품을 오산시청에 가져다 주지 못하다가 5월 초에야 제품을 시청에 넘겼습니다. 이처럼 신고를 지연한 데 대해 회사와 당국은 신고자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품에서 쥐가 나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도, 신고자보고 증거물을 "가져오라"고만 한 것은 너무 안이한 대처라는 생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직원이 잠깐 찾아가서 만나는 건 불가능했을까요.
이후 식품당국의 사과를 바랐던 신고자는 "우리 공장에선 절대 나올 수 없다"며 버티는 식품당국에 화가 나 언론에 제보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제보를 했고, 포털 사이트에도 관련 사진을 올렸습니다.
◇ 제조 공정 어떻길래
취재팀은 제조 공정에 쥐가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는지 보려고 아산 삼양 밀맥스 공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밀맥스는 아산에 밀가루 공장과 프리믹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튀김가루는 프리믹스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제조 공정은 크게 밀가루 같은 주원료를 밀폐된 파이프를 통해 옮긴 뒤 믹싱 같은 공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로 세로 0.98mm 크기의 체질을 2번 거치게 됩니다.
공장은 모두 무인 자동화 설비로 돼 있습니다. 공장에 사람이 있긴 하지만 생산 라인은 전부 자동으로 굴러가는 형태입니다. 원료에 쥐가 섞여있더라도 체를 통해 걸러지게 됩니다.
하지만 공정 중 딱 하나. 빈 틈은 있었습니다.
제품 포장 단계가 바로 그것인데요. 자동 포장하는 과정이 밀폐형이 아니어서 배관을 타고 다니던 생쥐가 떨어져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포장을 마친 제품은 엑스레이 검사와 중량 검사를 거칩니다. 엑스레이를 통해 제품 안에 이물질이 있으면 자동으로 걸러내게 됩니다. 제품 표준 중량을 초과해도 불량품으로 솎아내는 시스템도 있고요.
업체는 이런 점을 근거로 포장 단계에서도 들어갈 리 없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업체는 신고 접수 후 제품에 고등어와 햄스터, 쥐를 넣고 실험을 합니다. 결과는 모두 불량품으로 걸러졌다고 주장합니다.
다음은 삼양밀맥스 최두진 대표이사 인터뷰
"세 단계의 시프트 체 공정을 거쳐서 자동 포장이 되기 때문에 들어갈 수도 없고 만에 하나 이물질이 들어갔다고 해도 X레이 검사기에서 저희들은 2mm 이상 되는건 다 잡힙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다 제거가 되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는 것이고 그래서 제보자의 그런 연락을 받고 저희들이 통조림 햄스터 또 쥐 이걸 잡아서 저희들이 통과를 해 봤습니다. 다 걸러졌기 때문에 그런 이물이 들어가서 출하가 될거라고는 생각을 안합니다."
◇ '미스터리' 튀김 가루 속 쥐 상태
튀김 속 쥐는 딱딱하게 굳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신고자가 젓가락으로 꼬리를 들어올렸는데도, 축 처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모습을 유지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쥐 주변 튀김가루이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업체는 이 점을 의심합니다.
제조 공정에서 쥐가 들어갔다면 죽는 과정에서 똥도 싸고, 부패하면서 가루가 온전치 못했을 거라는 겁니다. 업체는 제조 공정에서 쥐가 들어갔을 때 어떻게 되는지 전문 방제업체에 질의했고, 업체가 이런 의견(가루의 오염)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제업체는 실제 이물을 보지 못해 판단할 수 없고, 다만 추정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쥐가 딱딱하게 죽은 것은 전형적인 사후 경직으로 볼 수 있으며, 습도나 온도 등 상황에 따라 주변 가루를 오염시키지 않고도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다고 밝혀 업체와 다른 답변을 내놨습니다.
◇ 공은 식약청에
이제 공은 식약청으로 넘어갔습니다.
당초 삼양 공장을 관할하는 대전 식약청에 사건 조사를 시키려던 식약청은 SBS의 취재에 부랴부랴 물건을 본청으로 회수하고, 본청에서 직접 조사하기에 이릅니다.
식약청은 쥐를 산하 연구기관에 맡겨 어떤 종류인지, 언제 죽었는지, 뭘 먹고 죽었는지 등을 파악하게 됩니다. DNA를 분석해 공장 주변 서식하는 쥐와 같은 종류인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가능한데 이 작업을 하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기간은 1주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회의적인 점은 과연 식약청이 쥐의 혼입 경로를 명확히 밝혀낼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2년전 새우깡에 생쥐가 들어갔을 때도, 결국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쥐가 어디서 어떻게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어디서 어떻게 들어갔는지 파악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국민의 식생활 안전을 책임진 식약청의 능력을 자인하는 걸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쥐에게 "너 도대체 어떻게 들어갔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죽은 쥐는 말이 없었습니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서 식약청의 발표를 기다려 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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