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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개혁TF 구성에 당혹…'대의는 공감'

입력 : 2010.05.11 19:27


정부가 11일 '검사 스폰서 의혹'의 파문 등과 관련해 검찰·경찰 개혁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전격 구성키로 한데 대해 검찰과 경찰은 내심 당혹감을 보이면서도 개혁의 대의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두 조직의 수뇌부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자체 개혁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일선 검사와 경찰들은 기존 조직문화의 변화가 시대적인 요구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과거의 악습에서 탈피해 새롭게 거듭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검찰 "개혁이 시대적 요구라면…" = 검찰 내부에서는 스폰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고강도의 개혁 주문이 나온데 대해 일단 당황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대검찰청 소속 검사는 "당초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와 검찰의 자체 개혁 방안을 지켜보겠다던 정부가 갑자기 직접 개혁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꿔 놀랐다"고 밝혔다.

스폰서 의혹의 진위를 떠나 검찰이 이번 사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타율적인 개혁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 개탄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검의 한 간부는 "과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권에서 검찰 개혁을 논한 적은 있었지만, 스폰서 사건이라는 창피한 일 때문에 개혁의 대상으로 돼 침울하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이 변해야 한다는게 대세라면 더 이상 조직논리만 내세워 거부감을 표시해서는 안되고 진정성을 갖고 개혁의 대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검사들이 많았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평검사는 "범정부 TF가 구성된다고 검찰 자존심에 상처를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스폰서 의혹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상당히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 부장검사도 "범정부 TF를 구성한다는 것도 결국 나라를 위한 조치로 해석해야 하지 않겠나"며 "TF를 꾸려 심도있는 논의를 한다면 검찰도 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대검은 전날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검찰의 감찰부서장을 외부 인사로 채우는 등 검사 스폰서 파문으로 실추된 검찰의 신뢰 제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경찰 "근본적 개혁 이뤄져야" = 경찰은 정부의 TF구성 방침이 나오자 위기의식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는 동시에 대책 마련에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찰 수뇌부는 이날 오후 긴급 회동을 하고 외부 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전에 자체 개혁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12일 지방청장 회의를 열고 자체 개혁안 마련에 속도를 내기로 하는 등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정부의 TF구성 방침에 "그동안 어떤 국가 기관보다 자체 사정 작업을 열심히 했다"며 볼멘소리도 나왔다.

한 경찰 간부는 "다른 부처는 제 식구 감싸기를 하거나 공개적으로 드러난 비위 외에는 감찰하지 않고 있다. 반면 경찰은 어떤 조직보다 자체 사정을 많이 해 왔다"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 기관보다 자체 개혁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오히려 경찰이 비위 집단으로 내몰리는 지금의 상황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수차례 반복됐던 경찰 개혁의 외침이 '공염불'에 그친 적도 있는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많이 고민하고 있다. 만약 뾰족한 수가 있으면 우리도 금방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조직이 바뀌기는 어렵다. 즉흥적으로 될 일이 아닌 만큼 큰 틀에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