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유세차량에 몽골텐트 선거사무실
'유권자 눈을 사로잡지 못하면 패한다. 관심을 끌고 이를 표심으로 유도하라'
6.2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출마 예정자들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튀는' 아이디어를 짜내는 데 여념이 없다.
공약이 엇비슷해 차별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의 뇌리에 박힐 만한 특색있고 차별화된 선거 전략을 세워야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전거로 골목 누벼요'
헌정 사상 처음으로 8가지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많은 후보들 사이에서 표심을 잡으려면 유권자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공약을 홍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골목골목을 누빌 수 있는 자전거가 차량의 인기를 앞지르고 있다.
울산 북구청장에 도전하는 무소속 이상범 예비후보는 9일부터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유권자를 만나면 잠시 멈춰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전거 투어'를 시작했다.
인천 서구의회 의원에 출마할 예정인 진보신당 이은주 예비후보는 2인용 자전거를 제작해 유세 차량을 대신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청주시의원에 도전하는 민주당 김성택 예비후보는 녹색 점퍼를 입고 녹색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홍보하고 있다.
김 후보는 "골목골목을 다니며 유권자들과 만나는 데는 차량보다 자전거의 접근성이 좋아 예비후보 등록 이후부터 쭉 자전거를 이용해 유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후보 측도 "대부분 유세 차량은 1∼1.5t으로 큰길을 다니기엔 좋지만, 골목을 다니기엔 어렵다"며 "낮은 위치에서 유권자의 이야기를 듣고자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돈 아끼고 초심 지키자' 이색캠프 눈길
대형 건물을 임대해 차린 선거사무실과 대조적으로 천막이나 컨테이너를 선거사무실로 활용하는 예비후보들도 적지 않다.
유권자들에게 거리감을 주는 빌딩 사무실의 약점을 버리는 대신 시선도 끌고 돈도 적게 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으로 볼 수 있다.
강원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 이광재 예비후보는 낮은 자세로 주민을 섬기겠다는 의미로 몽골텐트와 컨테이너로 캠프를 설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춘천시내 아파트 견본주택 자리를 빌려 만든 일명 '낮은 캠프'는 유권자들이 캠프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년 전 지방선거 때 비닐하우스에 선거사무실을 차렸다가 냉방비용을 대느라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 강릉시의회 한나라당 최돈은 예비후보도 공터에 40㎡ 규모의 몽골텐트를 치고 선거활동에 나섰다.
이에 비해 파라솔 20여개와 소파, 자판기 등을 설치하는 등 선거사무실을 '카페테리아' 형식으로 꾸며 유권자들에게 쉼터로 제공하는 후보도 있다.
대전 동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나라당 이장우 예비후보는 "유권자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와서 쉬고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이런 방안을 구상했다"며 "카페테리아 형식의 사무실 분위기 때문인지 지역 주민들로 연일 붐빈다"고 말했다.
◇'튀어야 산다' 이색 명함에 이색 현수막
유권자들이 명함을 받았을 때 "아! 이 후보가 그 사람이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짜낸 후보들도 있다.
강원지사에 도전하는 무소속 정민수(삼족오 파운데이션 대표) 예비후보는 드라마 '주몽'을 지원했던 전력을 되살려 주몽 복장의 사진을 명함형 홍보물에 담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포항시의회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예정인 김일만 예비후보는 지난달 28일 충무공 탄신일에 맞춰 '불멸(不滅)의 김일만'이란 문구와 함께 갑옷 차림의 모습을 담은 대형 현수막을 사무실 외벽에 내걸었다.
수원시의원에 도전하는 민주노동당 변상우 예비후보는 자신의 이름과 공약이 적힌 가로 65㎝, 세로 90㎝ 크기의 피켓 2개를 앞뒤로 부착한 '샌드위치맨'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거리를 누비고 있다.
변 후보 측은 "피켓을 드는 것은 선거법에 어긋나지만 목에 거는 것은 적법하다"며 "출퇴근 시간대에 명함을 돌리다 보면 외면하는 유권자들이 많아 피켓을 생각했는데, 차량 운전자들도 볼 수 있어 효과가 좋다"고 했다.
◇'퍼포먼스도 효과 만점' 삼보일배에 손수레까지
통합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전수식 예비후보는 지난 6일 마산시청에서 3.15의거탑까지 1㎞ 구간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한나라당 정운천 예비후보는 지난달 15일 전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2개의 바퀴가 달린 손수레를 자신이 앞에서 끌고 그의 부인이 뒤에서 미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는 "교사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던 아내가 저와 함께 쌍발통(쌍바퀴)을 끌면서 도민의 염원을 실현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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