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비례대표 후보 잇단 발탁
6.2지방선거에서 새로운 흐름이 감지돼 눈길을 끈다. 한국사회 변방에 머물던 소수자를 대변하려는 시대적 조류가 그것이다. 이주여성이 직접 이 사회를 이끌 주역으로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낯선 한국땅에서 언어장벽과 문화차이로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결혼이민자와 다문화 가정이 살맛나는 사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아직은 그야말로 작은 움직임일 뿐이다. 그렇지만 그 역사적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6일 각 정당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몇몇 지방의회 의원후보로 출마하는 이주여성들이 있어 당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아직은 스스로의 정치적 역량이 미약해 혼자 힘으로 나서기에는 벅차기 때문에 비례대표로 나서는 형국이다. 게다가 수적으로도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단일민족이라는 좁은 의식의 울타리에 갇혀 있던 우리 사회에 던지는 사회역사적 의미는 남다르다는게 중론이다.
한나라당 경기도의회 비례 1번으로 뽑힌 몽골출신 결혼 이주여성 이라(33.성남시)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4일 한나라당 경기도당이 발표한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16명 명단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의 포부는 당차다.
"경기도의원이 되어 미력하나마 결혼이민자의 목소리를 내는데 보탬이 되겠다"
현재 그는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지방정치에 진출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다문화 가정 행사에 참여하면서 결혼이민자에 대한 정책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
이씨는 "결혼이민자 네트워크 활동을 하며 이들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 9월 한국인과 결혼한 친구의 소개로 당시 여행업을 하던 사업가 남편(50)과 결혼해 입국했다. 한국국적은 2008년 10월에 취득했다.
그의 말 그대로 결혼이민자의 한국사회 적응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힘든 국적 취득, 한글 교육 문제, 경제적 어려움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랐던 게 사실이다.
대전시의원에 도전하는 태국출신 여성 낫티타(32.대전 서구 관저동)씨도 마찬가지 이유로 지방의원 출마를 결심했다.
"다문화 가정 일원이 한국인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게 출마의 변이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대전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3번을 배정받았다.
그는 2003년 현재의 남편과 결혼하면서 한국에 들어왔다. 남편과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지금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전문 통·번역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정착하면서 다른 결혼이민 여성들이 겪는 아픔과 좌절을 수없이 경험했다.
"결혼 직후 모든 게 낯설고 힘들어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남편에 의지하며 힘든 생활을 이겨냈다"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정착 의지와 배움에 대한 열망은 그 누구보다도 각별하다.
법무부 주관 '2009 전국 다문화 가정생활 체험수기 공모'에서 다문화 가정이 겪는 아픔과 고통을 생생하게 그린 글을 출품해 입선하는 등 글쓰기에도 남다른 재주를 보였다.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한국어를 깨우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다문화 가정 돕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다문화 가정 일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특히 자녀가 정상적으로 성장해 한국인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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