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작에 있어 명장면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치밀한 사전 준비일텐데요. 요즘은 정교한 액션 장면을 준비하기 위해 콘티를 동영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백미로 꼽히는 반란군 수장 이몽학과 맹인검객 황정학의 진검 대결. 흔들리는 화면과 빠른 템포, 과장된 동작 위주의 일반 액션과는 전혀 달리 화면이 정적으로 느리게 흘러갑니다.
특수효과나 눈속임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대결 자체를 정직하고 정교하게 보여줄 뿐입니다.
덕분에 검에 스며있는 인물의 감정까지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이준익 /감독: 판타지한 액션이라든자 그런 것들은 기대하지 마십시오. 인물의 감정 대 감정이 서로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파워있는 액션. 이런 쪽에 차별점을 뒀기 때문에...액션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는 쉽지 않죠. 제가 영화를 찍을 때 기본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려는 통로 자체가 감동적인 요소 안에서 액션을 하든, 코미디를 하든, 그 통로 안에서 제가 응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번 액션도 액션을 하는 배우의 주인공의 어떤 감정. 그 감정이 칼과 칼로 부딪힐 때 발산되는 어떤 감정들이 다른 액션과의 분명한 차별점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정교하고 치밀한 검술 액션의 비밀은 바로 동영상 콘티인데요.
진검 대결의 동작 하나하나 뿐 아니라 장면 구성과 촬영 기법까지 미리 준비해 리허설 촬영을 해본 겁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촬영 현장에서 시행착오가 크게 줄어 훨씬 밀도 있는 액션장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배우는 물론 촬영, 조명, 소품, 미술 등 모든 분야의 스텝들이 동영상 콘티를 보고 '아 이런 장면이구나'라고 쉽게 이해하면 시행착오가 줄고 촬영시간도 단축할 수 있거든요.
[오세영 / 감독: 옛날에도 이렇게 무술감독 의뢰가 오면 어떤 특정씬, 액션씬에 대해서 콘티를 해달라고 이제 감독님들이 부탁을 하시면 처음에는 그림을 그려갔어요. 근데 그림을 그려가니 그림마다 다 설명을 해야되는거죠. 발차기하는 그림에 딱 있어요. 발차기 이게 뭐냐고. 발차기 하는거다 라고만 설명하고 그다음 컷이 연결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생각해낸게 이럴게 아니라 동영상 클립을 만들어서 그거를 동영상 콘티를 만드는게 낫겠다 생각을 한거죠.]
무술감독과 스텝들이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동영상 콘티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약 6개월. 배우들은 그 뒤 3개월간 동영상 콘티를 교과서 삼아 무술 전문가의 동작 하나하나를 익혔습니다.
영화 '시크릿'도 동영상 콘티를 도입해 적은 노력으로 더욱 정교한 액션 장면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엔 3D 애니메이션 콘티가 종이 콘티를 대체하는 추세인데요,(의형제 '고효율 영화의 비밀' 편에 3D 콘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동영상 콘티는 3D 콘티가 표현하지 못하는 정교한 액션에 제격이어서 함께 빠르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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