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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교훈 ④합동군체제 정비 필요

입력 : 2010.04.27 11:06

"육군대장 지휘하는 합참, 함정 침몰에 당황", "자군 이기주의 팽배..통합군체제로 심층 검토해야", 합참의장 육군 독식.."해군 사기위해 기회줘야"


사상 초유의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군의 대응체계에 대한 비판이 심한 가운데 현재의 합동군체제를 정비하는 방안을 심층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안함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초계작전 중이다가 선체 바로 밑에서 발생한 강한 폭발로 가라앉은 이번 사건은 작전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합동참모본부가 주축이 되어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육·해(해병대).공군을 '2:1:1'의 비율로 섞어 만든 합참이 함정 침몰사태에 우왕좌왕하며 초기부터 사태 수습과정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29분 뒤인 오후 9시 51분에 해군 출신인 합참의 한 간부가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에 근무하는 해군 상관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사고를 통고, 청와대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보다 먼저 인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역으로 보면 합참에 근무하더라도 항상 모군(母軍)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것이 습성이 몸에 밴 데서 기인한 것이다. 모군에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일 수도 있다.

합참의장이 군령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합참을 구성하는 각 군 장교들의 인사권은 모두 각 군 총장이 행사하고 있는 것이 현 합동군체제의 현실이다.

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인사권 보장이 없는 군령권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국헌 전 국방부 군비통제관은 27일 "현재 진급인사는 각 군 총장이 결재 단계에서 합참의장과 협의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면서 "국방부의 재청심사위원회도 이미 판이 다 짜인 상태에서 형식적인 요식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합참이 '육군 중심주의'로 치우치다 보니 해군 함정 사고에 대해서는 거의 까막눈 수준이 됐다.

현 35대째 의장 가운데 제 25대(93.5~94.12) 이양호 공군대장을 제외하곤 모두 육군대장이 맡았다. 이상의 현 의장은 합참과 국방부 정책부서 근무 경험이 없는 전형적인 야전형이다.

합참 소속 육군과 공군 출신 장교와 장성들은 함정을 타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아예 입을 다물었다.

천안함이 두 동강 나 침몰하는 영상을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해병대가 합참에 전달하면서 함수와 절단된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했는데도 육군 장교가 함수와 절단면을 거꾸로 설명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천안함 사고로 인해 저하된 사기를 북돋워 주고 합동군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해군 출신에게 합참의장을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란 목소리가 군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군 수뇌부가 모든 대외 브리핑을 해군준장(정보작전처장)에게 떠맡긴 것도 초유의 함정 침몰사고에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합동작전사령관(육군중장)을 포함한 40여 명의 합참 장군 가운데 해군준장 한 사람이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것도 브리핑 전반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받지도 못했다.

준장이 답변할 것과 소장급 이상이 답변할 내용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정보를 제공하는 재량권에서도 더 여유가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이상의 합참의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앞으로 잘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으나 현 시스템이라면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또 이번 기회에 3군 참모총장이 국방장관과 떨어져 계룡대에 모여있는 현실부터 되짚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각 군 참모총장은 각 군의 수뇌로서 책임보다도 합동참모회의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더 중시한다고 한다. 이들은 말 그대로 국방장관과 함께 합동군의 최고지휘부가 되어 한 건물에서 한 몸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 대처와 관련해 현행 합동군체제의 모순이 속속들이 드러났다"면서 "진정한 통합군체제로의 정비가 되지 않은 채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다면 진짜 문제가 발생할지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합참이 군령을, 각 군 본부가 군정을 각각 담당하기로 책임과 기능을 나눈 합동군체제의 큰 틀을 바꾸지 않는다고 해도 어떤 식으로든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국방개혁선진화추진위원회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할 화두"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