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간의 백령도 취재 일지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백령도에서 12일 동안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선체가 침몰해 있는 백령도 남쪽 해안가를 손수 차를 몰아 다녔고, 3~4차례 행정선과 어선을 타고 직접 사건 해역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경황이 없었음은 물론이고, 한시 바삐 인양을 바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질 정도의 깜냥은 되기에 당시에는 경관에 대한 감흥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와 제가 다녔던 곳을 백령도 지도와 겹쳐 보니 하나같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백령도의 '보물'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천안함 취재를 통해, '백령도 관광지도'를 재구성했습니다.
* 용기포 : 뭍에서 백령도로 들어가는 사실상 유일한 관문입니다. (여객터미널) 사건 초기 수색작업을 돕기 위해 SSU와 UDT 대원들이 이곳으로 드나들었습니다. 사람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보니 기자들이 모일 수밖에 없었고, 매일 아침, 수색. 인양 결과에 대한 해군의 브리핑도 여기서 열렸습니다.
* 사곶 천연비행장 : 별도의 활주로 없이 자연 그대로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곳입니다. 수색팀과 실종자 가족들이 헬기로 백령도를 방문할 때 이곳 비행장에 내렸습니다.
* 장촌 해안 : 침몰한 함수의 위치를 수평에서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때문에 모든 방송사의 중계차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6여단 소속 SSU, UDT 대원들도 이곳에 임시 막사를 짓고 고무보트(RIB, IBS)를 이용해 해상, 해안가 수색작업을 벌였습니다.
* 용트림바위 : 침몰한 함수와 함미의 중간 지점에 해당합니다. 대형 크레인이 함미를 함수 쪽 해안으로 4km 정도 끌고 온 뒤에는 이곳에서 함미를 가장 근접해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기에는 전망대가 있어, 함미 인양시 모든 방송사들이 이곳, 용트림 전망대를 중계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 연화리 : 백령도가 군사 요충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연화리는 사실상 최초 함미 침몰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다른 곳은,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취재진의 접근이 제한됩니다.) 때문에 초기에 모든 취재진은 망원렌즈를 동원해 이곳에서 함미 인양작업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 콩돌해안 : 해변이 모래가 아닌, 콩 모양의 작은 돌로 이뤄져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백령도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로, 천안함 침몰로 인해 타격을 입은 관광산업을 취재하기 위해 갔던 곳입니다.
* 심청각 : 이곳은 백령도 북동쪽으로 천안함 침몰 해역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심청각에서는 북한의 장산곶이 가깝게 보입니다. 또, 중국 어선들이 조업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중 상당 수 중국 어선들은 밤이 되면 NLL을 넘어 불법 조업을 해 백령도 어민들의 시름은 더하고 있습니다.
조국을 위해 순직한 모든 천안함 전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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