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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마치 못 올리고···생일상도 못 받고

입력 : 2010.04.15 19:06|수정 : 2010.04.15 19:44


천안함 실종·사망장병 중에는 결혼과 생일, 전역을 앞뒀던 장병이 유독 많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강준 중사는 오는 5월 9일 부사관 동료와 백년가약을 맺을 예정이었던 예비신랑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해에서 해군 부사관으로 함께 근무했던 동료를 오랜 연애 끝에 신부로  맞게 된 강 중사는 부대 내에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한 장병에게 제공되는 해군 아파트를 얻으려고 미리 혼인신고를 마친 뒤 '지각' 결혼식만 앞둔 상황에서 일어난 사고에 약혼자와 가족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눈물만 흘렸다. 

나현민 일병의 아버지 나재봉씨는 지난 11일 해군2함대사령부 식당에 모인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아침 식판에 놓인 미역국 식단으로 아들의 생일(음력 2월27일) 소식을 대신했다. 

그는 "현민이가 작년에 대입 시험을 보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 못해 상심이 컸다"며 "군대를 갔다 온 다음 다시 시험공부를 해 수학을 전공, 교수가 되고 싶어 했다"라고 못다 이룬 아들의 꿈을 전했다. 

나씨는 천안함에서 선후배 승조원들이 챙겨주는 생일 케이크를 받았을 것이라며 실종자 가족들 방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생일 케이크를 잘라 돌렸었다. 

신선준 중사도 지난 2일 바다 속에서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신 중사의 아버지 신국현씨는 평택 2함대사령부 식당에서 아들 몫 식판을 하나 더 받아 조용히 아들의 생일을 축하해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지난 4일에는 신 중사의 누나인 선영씨가 딸을 출산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신씨는 "선준이가 조카를 무척 기다렸다"면서 "예쁜 조카를 봤으면 얼마나 좋아 했을까…"라고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이상희 병장은 지난 10일이 제대일로 전역을 불과 15일 남기고 변을 당했다. 가족들은 "입대 후 줄곧 취사병으로 근무한 이 병장이 제대하면 일본에서 연수하고 일식요리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꿈에 부풀어 있었다"라고 망연자실했다. 

이상민 병장(89년생)은 5월 제대를 앞두고 미니홈피에 "복잡했던 두 해가 지나 갔다. 먼 훗날은 멀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다"라며 전역을  앞 둔 복잡한 심정을 표했었다. 

사고 후 성남함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가기도 했던 이 병장의 아버지 재우씨는 "사고 이틀 전 상민이가 '별일 없느냐'라고 안부전화를 했다"면서 "부모에게 잘하는, 듬직한 장남이었는데…"라고 애통해했다.

(평택=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