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확연히 떨어지고 취업자 증가폭이 27개월만에 최대치를 보이면서 고용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2005년 1월부터 60개월간 마이너스였던 제조업 일자리가 지난 1월부터 석 달째 증가하면서 민간의 일자리 창출력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실업자가 석 달째 100만 명을 웃돈데다 국내 고용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탓에 회복속도가 그다지 빨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정책당국의 숙제다.
◇취업자 27개월 만에 최대 증가..상용직 증가폭 역대 최대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는 26만 7천 명(1.2%) 증가했다. 이는 재정부가 지난 달 예상했던 증가폭인 30만 명에는 못 미친 것이지만 2007년 12월(26만 8천 명) 이후 27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이런 증가는 일단 희망근로사업의 효과와 민간부문의 회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희망근로가 3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그 규모인 10만 명만큼이 취업자 증가폭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재정일자리에 따른 효과보다 주목할 것은 민간 부문의 회복 여부다. 민간 부문만 가려내 추세를 보기 위해 전체 취업자에서 공공행정부문을 뺄 경우 3월 취업자 증가폭은 19만 2천 명이었다. 15개월만에 플러스였던 2월에 이어 2개월째 증가다.
더욱이 2월 증가폭인 14만 2천 명보다 5만 명 가량 늘어난 점이 긍정적이다.
정부도 민간부문 고용이 매월 4만~5만 명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일조량 감소 등 날씨 탓에 3월에 18만 8천 명 줄었던 농림어업까지 제거할 경우 취업자 증가폭은 38만명으로 커진다. 2월(28만 5천 명)보다 10만 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제조업만 보면 회복 조짐이 더 뚜렷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05년 1월 이후 작년까지 60개월간 마이너스였지만 지난 1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뒤 석 달째 늘었다. 증가폭도 1월 2만 9천 명, 2월 4만 5천 명, 3월 11만 명으로 커졌다.
정부가 핵심지표로 삼고 있는 고용률은 57.8%로 작년 3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지만 계절조정으로는 58.5%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상용직이 무려 전년 동월 대비 75만2천명 증가한 992만 6천 명까지 불어난 점도 눈에 띈다. 이런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2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3월 지표가 생각보다 잘 나왔다"며 "공공부문 일자리 사업이 반영됐고 민간 부문도 좋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취업자가 늘고 고용률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고용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민간부문도 빠르진 않지만 일자리가 느는 신호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확 안 줄어드는 실업자.."회복세 이어질 것"
이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가 남긴 고용시장의 그늘은 쉽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실업자 감소폭이 확연하지 않아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은데다 자영업, 건설업 등의 부진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3월 실업자는 100만 5천 명이었다. 1월 121만 6천 명, 2월 116만 9천 명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00만 명을 넘었다. 희망근로 종료와 재개로 고령자의 구직활동이 계속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된다. 일자리정책의 그늘인 셈이다.
청년실업률이 2월(10.0%)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9.0%라는 점은 고민거리다. 남자 실업자는 줄어든 반면 여성은 20% 가까이 증가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나마 계절조정 실업률이 3.8%로 전월보다 0.6%포인트 떨어지면서 4월에는 보다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에 따른 건설업 취업자 증가율이 여전히 마이너스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가 2.4% 줄어들면서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장기 부진과 맥을 같이한다.
향후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경기 회복 기반이 확대되고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4월에도 고용률이 개선되는 가운데 취업자가 30만 명 이상 증가하고 실업률은 3%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문석 실장은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구조조정이 크지 않았던 만큼 올해도 고용 탄력성이 크지 않을 것 같지만, 최근 수출이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내수도 빠르게 좋아지면서 취업자 수는 작년보다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16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민중 연구원은 "두자릿수 취업자 증가는 어느 정도 유지되겠지만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취업 희망자가 노동시장에 유입되면서 실업률은 계속 높을 것 같다"며 "고용 개선세는 유지되겠지만 희망근로가 끝나는 하반기에 일자리 창출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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