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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물이 거꾸로 흐른다? 신기한 태안 도깨비도로

김동이

입력 : 2010.04.13 13:37


온갖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고, 볼거리가 많은 제주도로 여행을 가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여행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호기심이 많은 여행객이라면 제주도 명소 중의 하나가 된 '도깨비 도로'를 한번쯤은 찾아가서 승용차를 중립에 놓고 차가 거꾸로 올라가는 기현상을 직접 자기 눈으로 확인할 것이다.

비록 착시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감탄사만 연발하는 것은 도깨비도로의 기이함 때문이리라.

태안에도 도깨비도로가 있다?

이러한 도깨비도로가 태안에도 있다? 그렇다. 실제로 이 도로에서 승용차를 중립에 놓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뒤로 후진을 한다. 그것도 뒤로 가면 갈수록 점점 속도가 올라간다.

더욱 신기한 것은 비가 내리면 빗물이 거꾸로 흐르고, 물이 든 페트병이나 깡통을 놓아두면 오르막길로 올라간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완만한 경사의 제주도 도깨비도로보다 이곳은 경사가 급하다는 점에 있어서 더욱 세간의 이목을 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주도의 도깨비도로 착시구간이 약 100미터 정도되는데 비해 이곳은 전체 길이 70여미터에 경사구간은 30여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짧은 구간이고, 태안에서 만리포를 연하는 32번 국도상에 샛길로 개량공사를 한 구간이어서 자칫 차량이 많이 몰리는 여름 피서철에는 사고의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태안의 도깨비도로가 위치하고 있는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 소원면 송현리로 1리와 2리의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김천곤씨 처음 발견... "안내간판 설치해서 명소로 알렸으면"


▲ 도깨비도로 최초 발견자 김천곤씨가 도로가의 나무를 가리키며 물의 방향이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씨는 이곳에 안내간판을 설치해서 명소로 알렸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태안의 도깨비도로를 처음 발견한 이는 현재 소원면사무소에서 산업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천곤(57)씨로 지금으로부터 약 8년여 전 업무담당자로 '32번 도로 송현지구 선형개량공사'를 맡으면서 도로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고 전한다.

당시 김씨는 개량공사가 완료된 도로 주변에 식재한 연산홍에 물을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연산홍이 흠뻑 젖을 정도로 한참 물을 주고 있던 김씨는 희안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개량공사를 마친 도로에 유입된 물이 언덕 위로 거꾸로 올라가고 있던 것. 이 희안한 광경을 목격한 김씨는 눈을 비비고 몇 번을 쳐다봤지만 분명히 물은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

그 날 저녁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김씨는 또 다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소원면 신덕3리가 집인 김씨가 퇴근을 하려면 반드시 도깨비도로를 지나야 하는데 자동차 불빛이 이상했다. 분명 내리막길이면 불빛이 아래를 향해야 하는데 위로 향하고 있었던 것.

김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착시현상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듣는 내내 도깨비도로의 실체에 대해 점점 호기심에 빠져들었다.

말로만 듣자니 호기심만 증폭될 뿐 실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승용차에 탑승하고 언덕 제일 밑으로 내려가서 차량을 중립으로 놓고 기다렸다. 중립에 놓자마자 차량은 신기하게도 조금씩 후진으로 오르막길로 움직였고, 가장 높은 곳으로 향할수록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물도 거꾸로...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

차를 다시 안전한 곳에 주차해 두고 도로를 유심히 살펴봤다. 도로 가장자리에 놓여져 있는 솔가지를 보니 가지런히 한 방향만을 향해 놓여있는 것이 물의 방향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금새 확인할 수 있었다.

김씨는 또 "(도깨비도로가)국도 바로 인근 우회도로여서 대거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철에는 체험하기 어렵겠지만 한가한 때 만리포를 찾는 관광객들은 한번쯤 이곳을 들려 신기한 도깨비도로를 체험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씨는 선형개량공사 후 우연찮게 발견했지만 태안 도깨비도로를 명소화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욕심 같아서는 제주도처럼 구간을 늘려 관광상품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안내간판이라도 설치를 해서 알렸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미 도깨비도로가 위치하고 있는 소원면 주민들 사이에서는 명소가 될 만큼 회자되었던 태안 도깨비도로. 전국의 지자체에서 앞 다투어 특화상품을 개발해 관광객 모시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인식되고 있는 '만리포'와 함께 만리포로 향하는 국도상에 위치하고 있어 유리한 입지조건까지 갖춘 '태안 도깨비도로'를 명소화하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김동이 SBS U포터 https://ublog.sbs.co.kr/east334(※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송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