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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환율, 날개가 있나?

정명원

입력 : 2010.04.13 10:29|수정 : 2010.04.13 10:30


한국은행이 넉 달만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5.2%로 올렸습니다. 정부 전망치 5% 보다 높은 것이고 국내 주요 연구기관 가운데 KDI의 5.5% 다음으로 낙관적으로 보는 전망입니다.

민간 연구소들이 민간부문 회복이 그리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과는 달리 한국은행은 민간소비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봤기때문인데요. 그러면서도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4.8%로 유지했습니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올해보다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거죠. 경상수지는 올해의 절반으로 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치솟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100% 이런 것들을 수입하는 우리 기업과 국내 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봤기때문입니다. 여기에 변수로 떠오른 또하나가 바로 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빠르게 하락하면서 12일에는 1114원까지 떨어졌습니다. 1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 거죠.

환율이 하락하면 여행을 좀 싸게 갈 수 있고 수입물가가 낮아진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수출 기업들에게는 부담입니다.

지난해는 환율이 1달러에 1500원을 넘어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형 수출기업들은 환율 덕 보면서 가격경쟁력을 가졌습니다. 가만히 앉아서도 다른 경쟁기업보다 물건을 싸게 팔 수 있는 상황인거죠.  최근 미국이 중국에게 '환율 조작국' 이라고 하면서 환율 덕에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제 수출기업들에게는 여건이 아주 달라진 거죠. 문제는 앞으로 환율은 떨어질 요인이 더 많다는 겁니다. 우리 경제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흑자나면 달러가 많이 들어오니 달러 공급이 늘어 원화강세)나 중국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위안화와 원화는 70% 정도 같이 움직인다는 분석도 있음) 그리고 국내 증시와 채권으로 외국인 자금이 몰리는 현상 모두 원화가치를 올려서 환율이 떨어지게 하는 것들인데요.

여기에 단기적으론 다음달 삼성생명 상장을 앞두고 16억달러 정도가 외국인들에게 배정됐기때문에 달러 공급이 늘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올 초 환율이 하락할 때는 외국인들이 원화강세에 배팅하면서 투기적 거래가 주를 이뤘지만 현재 상황은 펀더멘탈 측면에서 작용하는 원인이기때문에 쉽게 방향이 바뀔 것 같지 않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최틀러' 라고 불리며 과거 2004년과 2008년 '화끈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했던 최중경 경제수석이 있어서 당국이 또 개입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G20 정상회담 주재국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 눈치때문에 대규모로 개입하기 부담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환율 쏠림 현상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고 밝히긴 했지만 얼마나 개입할 지가 관건입니다. 결국 우리 수출기업들은 지난해처럼 환율 덕 보면서 글로벌 경쟁기업들보다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때문에 이제는 물건을 더 많이 팔아서 흑자규모를 늘려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