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진 등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절차를 밟는 기업들이 각종 암초에 부딪혀 정상화에 애를 먹고 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워크아웃 추진 결정이 내려진 금호산업과 금호 타이어는 투자자와 노동조합과의 충돌 등으로 워크아웃이 지연되고 있다.
또 작년 초 대대적인 옥석 가리기를 통해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건설사와 조선사들도 불황의 늪에 빠져 워크아웃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호계열사 워크아웃 '산 넘어 산' 금호산업은 지난달 말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주식시장 퇴출을 피했지만, 개인 투자자들과의 협상 문제 때문에 워크아웃이 부진한 상황이다.
기업어음(CP) 등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비협약 채권을 보유한 금호산업 개인 투자자들이 아직 금호산업 정상화 계획에 동의하지 않은 채 채권단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 CP를 보유한 개인 투자자, 금호 계열사들과 협상 중 "이라며 "아직 합의는 보지 못했으나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 중 20% 정도밖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재산 압류 등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임금.단체협상 잠정 합의안이 노동조합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도 전면 중단됐다.
채권단은 노조가 워크아웃 동의서를 제출하면 채권단협의회를 거쳐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었다.
채권단은 그러나 임단협 합의안이 부결되자 채권금융회 사들을 대상으로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설명회를 개최하려다 취소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오는 20일까지 워크아웃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경고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금호타이어는 가동률이 80%밖에 되지 않는 등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내달 5일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1천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과 3천만달러 한도의 신용장(L/C) 신규 개설도 당분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 건설.조선사 워크아웃도 '불황'에 삐걱 건설업은 최근 신용위험평가 B등급인 성원건설에 이어 A등급인 남양건설까지 기 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정도로 퇴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1월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이 시작된 월드건설은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이 결정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권단은 가능하면 12일까지 약 500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과 이자율 감면 등에 대한 서면 결의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30개 채권금융기관 중 서면 결의를 보내온 곳은 신규 자금 지원 부담이 없는 저축은행 6개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채권단은 지난 1월 신규 자금 지원을 논의했지만, 저축은행의 지원 거부로 안건이 부결되자 주요 은행들이 저축은행 몫까지 떠안는 쪽으로 안건을 수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월드건설에 신규 자금을 수혈하더라도 일부 사업장에는 수백억 원의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경영 정상화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다른 건설사들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 연기 등으로 경영 정상화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풍림산업과 우림건설, 동문건설 등의 건설사들이 워크아웃 진행에 애를 먹고 있다"며 "법정관리와 워크아웃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조선업종 역시 사정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작년 말 국내 8위 조선사인 SLS조선(옛 신아조선)과 B등급인 21세기조선이 워크 아웃을 신청한 데 이어 S사도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진세조선과 C&중공업은 이미 작년 상반기에 워크아웃이 중단된 상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무리한 사업 추진과 채권자의 판단 잘못 등으로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며 "상당수는 그러나 정상화의 길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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