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맛있는경제] 매콤하고 쫀득한 닭발 비법 대공개

입력 : 2010.04.05 11:54

동영상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대문 제기시장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것이 있다?

[제기시장에는 닭발이 제일 유명해요.]

[우리는 몇 년째 오는데 정말 맛있어요.]

제기시장 옆 골목에 쭉 늘어서 자리 잡은 닭발 집들!

덕분에 닭발 골목으로 소문이 났다.

그 중에서도 38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닭발 골목의 터줏대감은 따로 있으니!

[한 10년 됐는데요.]

[한 15년째 왔는데요.]

[30년 이상 먹어도 맛이 변하지 않고.]

단골손님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니 이 집 닭발 맛보려면 기다리는 것은 필수.

기다리는 자에게 닭발이 주어지니 일단 대기실에 들어가서 오매불망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여기는 원래 늦게 오면 자리가 없어요.]

손에 번호표 하나씩 받고 그저 내 번호만 불러주기를 바랄 뿐!

아,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나요?

[심석연/서울 전농동 : 제가 35번인데요. 지난번에는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갔어요. 여긴 올 때 마다 사람이 많아요.]

[이현미/서울 이문동 : 밖에서 기다리다 보면 안에서 냄새도 나고 먹는 모습 보면 진짜 기다리기 힘들어요. 배고파요. 빨리 들어가서 먹고 싶어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내 순서가 돌아오면 한 걸음에 뛰어 나간다.

따라 들어가 보니 빈자리 하나 없이 사람들로 꽉 꽉 들어차 있는데.

'천상천하 유아족존' 발 하나로 귀족되는 족계의 지존.

많은 메뉴 중에서도 오로지 닭발만이 식탁을 평정했다!

부끄러움 불사하고 손에 비닐 장갑 한 짝씩 끼고 거침없이 닭발 뜯어 먹는 청춘들.

한 입에 쏘옥 넣어 닭발을 씹다보면 매콤하면서도 쫀득쫀득한 그 맛의 조화가 가히 환상적이라고!

[박미애/서울 창신동 :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요. 쫄깃 쫄깃 하면서도 오도독 씹히는 맛!]

[최진목/서울 창신동 : 씹을 때 뼈까지 씹을 수 있으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씹을수록 더 당기는 이 맛에 반한 사람들 하루가 멀다하고 닭발 뜯으러 다시 온다.

불판 위에 지글지글 거리는 소리만 들어도 절로 침이 넘어가고 윤기 좌르르한 그 자태까지.

한참 남달라도 한참 다른 닭발.

혀끝부터 얼얼해진다는 화끈한 매운맛의 닭발 비법 대공개!

닭발은 기본적으로 손질이 중요하다.

38년 동안 오로지 닭발만을 위해 살아온 닭발 업계의 대모 현영희 씨의 화려한 손놀림.

이에 질세라 오랜 시간 함께 한 종업원들의 손을 거치면 매끈한 닭발이 나오는데. 

[김화자(71)/ 종업원 : 난 30년 넘었습니다. 나 없으면 이거 못해 아무도 못해요. 닭발은 나한테 다 거쳐 갔다고 전부다. 안 그러면 못해요.]

날카로운 쪽가위로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다치기도 일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럼 이쯤에서 어머니와 대를 이어가는 아들의 닭발 손질 대결 한 번 해 볼까?

자 초침은 쉴새 없이 흘러가고 세월의 노련함이 묻어나는 어머니의 솜씨에 비해 아들의 솜씨는 영 어설픈데.

1분 경과 눈으로 봐도 확연히 차이나는 닭발 개수.

45개 대 15개로 어머니 완승!

[현영희(67)/닭발가게 사장 : 닭발 자른지가 37년인데 아무래도 손에 익으니까 빨리 자르게 돼죠.]

[이건우(44)/ 아들 : 요즘은 만드는 거 하고 감독만 하고 있거든요. 손이 약간 굳은 것 같아요. (핑계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은 없고요. 하하하하.]

어머니는 닭발을 다듬었으니 이번엔 아들이 나설 차례!

[한 8,000개 정도 하는 것 같아요, 하루에. 닭으로 한 4,000마리죠. 두 개씩이니까. 세 개짜리 나오면 참 좋을 텐데.]

하루 무려 8,000개의 닭다리가 나갈 정도!

아무리 양이 많아도 상에 오르기 전에 기본 6번 이상은 씻어내야 한다.

목욕재계 한 닭발은 이제 찜통으로 들어가는데.

물과 함께 삶으면 물속으로 영양이 다 빠져 나가기 때문에 찜통에 넣고 푹푹 찌는 것이 이 집 맛의 비밀이다.

한참을 찌다보면 먹기 좋게 살이 살짝 살짝 터지고 진한 국물도 우러나오는데.

아니, 사장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이거요. 콜라겐이에요. 닭발 찌는데서 나오는 국물인데 나 피부 봐요 얼마나 젊은가.]

무엇보다 매콤한 맛의 비밀은 바로 비밀 양념장!

화끈하게 당기는 매운 맛을 위해서 100% 국내산 청량고추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간장, 매실액, 설탕, 후추, 물엿, 고추장, 마늘 생강이 사장님만의 특별 비율로 들어간 후 24시간 숙성을 시키면 38년 전통의 맛을 내는 양념장이 완성!

자 이제 닭발에 양념만 하면 되는데.

아니 그런데 갑자기 고글에 마스크에 이런 복장으로 왜 서계신 거예요?

[어머님 같은 경우는 오래 하셔가지고 그냥 하셔도 안 맵다고 하는데 눈도 맵고 땀도 많이 나고 해서 그것을 방지하려고 고글을 썼습니다.]

찐 닭발 쏟아 붓고 숙성된 양념장과 함께 정성을 다해 비비고 비비는 아들과 알맞은 양념장을 넣어 주는 사장님은 환상의 찰떡궁합!

시뻘건 양념이 눈을 자극해 입안에서 침이 가득 고이고 매콤한 향기가 솔솔 퍼지는 것 같은데.

결국 촬영하던 담당 피디 한 바탕 기침을 해 댈 정도로 매운 향에 취한다 취해!

이제 양념이 다 되면 마지막으로 선풍기를 돌려야 한다!

[이걸 좀 식혀야 해요. 안 식히고 그냥 놔둬버리면 상하는 수도 있고 콜라겐 성분 때문에 굳어가지고 빠지지도 않아요. 상품가치가 없어요.]

혀를 마비시키는 화끈한 맛 닭발 완성!

한 번 먹으면 닭발의 포로가 된다는 그 유명한 전설의 이 집 닭발 맛.

한 번 먹으면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고 두 번 먹으면 땀 범벅, 세 번 먹으면 눈물 콧물이 쏙 빠지는 매운 닭발 맛.

그 맛에 취해 사람들 쉴새 없이 닭발만 외쳐 댄다.

상상 초월하는 내 생애 최고의 매운 맛!

매운 맛에 몸부림 치는 사람들 입안이 활활 타오르는데!

자 닭발만 먹었다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닭발과 함께 먹어줘야 하는 것이 있다.

손으로 오물조물 만들어서 닭발 양념과 함께 구워 먹는 주먹밥!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정미란/서울 묵동 : 닭발 먹고 난 다음에는 주먹밥을 먹어야 해요. 매우니까. 이걸 먹으면 매운 맛이 사라져서 또 닭발이 땡기고 그러는 거죠.]

38년 째 한결 같이 화끈한 맛으로 대를 이어가고 있기에 오늘도 단골 손님들의 입안은 불타오른다.

[현영희/닭발가게사장 : 저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직한 음식을 열심히 만들어서 할거고요.]

[이건우/아들 : 여태까지 어머님이 해오신 거 초심 잃지 말고 바라는 것들을 받들어서 열심히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입맛 없는 나른한 봄 날.

식욕을 돋우고 건강도 챙겨주는 닭발의 매력에 빠져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