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압병ㆍ저체온증ㆍ질소마취 조심해야"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참여했던 해군 잠수요원과 함체 인양 작업을 시작한 민간 잠수부들이 잠수병의 일종인 감압병(減壓病) 등에 따른 후유증에 노출될 수 있어 적절한 치료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잠수의학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물속에 10m 들어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져 수심 45m 바닷속에 있는 천안함 함미에서 작업을 했다면 4∼5기압 정도의 수압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잠수부들이 심해에서 잠수를 마치고 올라올 때 갑작스러운 압력의 변화 때문에 신체에 이상이 생겼을 때다.
일반 스킨스쿠버 장비로는 20m∼30m가 최대 수심으로 통하지만 40m 밑으로는 특수 장비를 사용해도 잠수하기엔 위험한 수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게다가 40m가 넘는 수심에서 잠수하다 감압병 증세를 보인 뒤 중추신경계에 이상이라도 생긴다면 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신경학적인 후유증이 나중에 발생하면 언어장애와 운동장애 등 감각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해군 군의관 출신인 세브란스병원의 채윤태 교수는 "압력이 낮아질 때 질소 등의 불활성 기체가 기포를 형성해 혈액 순환을 방해하거나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기포가 심장 또는 뇌 등 중요한 혈관을 막으면 사망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이어 "1987년 잠합병(감압병)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환자 14.3%가 후유증을 앓았다는 결과가 있다. 1989년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16%가 잠합병으로 영구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을 앓았다는 결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스쿠버다이빙 자격 소지자인 강영천 이비인후과 전문의도 "감압병은 보통 잠수를 끝내고 1시간, 길면 24시간 이내에 나타난다"며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증상이 오래갈 수 있다. 몇 달씩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임형준 한림대 성심병원 산업의학과 교수 역시 "40m는 공기색전증(감압병)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수심이다. 잠수부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장비를 갖춰야 하고 작업 기준을 철저히 지켜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잠수 작업 당시 저체온증의 위험도 지적한다.
군의관 출신으로 해군 예비역 중령인 김희덕 세계로병원장은 "구조 작업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저체온증"이라며 "물은 공기보다도 열 전도율이 더 강하다. 물 온도가 3~7도 정도 된다면 2~3시간이 지나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30m가 넘는 심해에서 잠수할 때 판단력 상실 등 질소마취 현상과 관련해 김희덕 원장은 "지금까지 천안함 구조대원들이 하듯 하루 한 번도 아니고 두세 번 반복 잠수를 하면 더 짧은 시간에 질소마취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현 아주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압력 차이 탓에 고막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고, 황정연 남원의료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압력이 떨어질 때 발생하는 감압병에 대처하려면 감압규칙 등 안전기준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지난 3일 천안함의 함미가 발견된 해역에 해군 해난구조대(SSU) 잠수요 원 27개조 54명, 함수 부분에 특수전(UDT) 잠수사 48명 등을 교대로 투입해 실종자 탐색작업을 벌였다.
■ 감압병 = 갑작스러운 압력 저하로 혈액 속에 녹아있는 기체가 폐를 통해 나오지 못하고 혈관 내에서 기체방울을 형성해 혈관을 막는 증상을 말한다. 잠수부 등에서 빈발하기 때문에 '잠합병'으로도 불린다.
이 증상이 심하면 관절통은 물론 심근경색, 뇌졸중, 뇌색전증 등을 유발해 생명에 영향을 주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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