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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신호 발신장치 '성능, 믿을 수 없다'

입력 : 2010.04.05 16:14

오작동률 평균 92.4%…작년 93.1%


금양 98호의 조난신호가 감지됐으나 신호 발신장치의 성능에 대한 해경의 깊은 불신 때문에 결과적으로 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신호발신 장치의 높은 오작동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해경청 위성조난수신소(LUT)에 접수된 수신 173건 중 93.1%인 161건이 오발신이었고, 실제 침몰 등 조난신호는 6.9%인 12건에 불과했다.

조난신호 자동발신장치(EPIRB)의 오작동률은 지난 2006년 93%, 2007년 91.6%, 2008년 92%, 2009년 93.1%로 최근 4년간 평균 92.4%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오발신 161건 중 원인미상이 31.2%(54건)로 가장 많고, 취급부주의 27.7%(48건), 기상요인 20.8%(36건) 등의 순이었다.

조난신호 발신장치는 선박이 침몰하면 바닷속에서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터지면서 물 위로 떠올라 조난신호를 보내는 장치로,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선박과 먼바다에서 조업하는 길이 24m 이상의 어선, 원양어선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오작동률이 90%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해경은 조난신호가 접수돼도 선사나 선장에게 선박의 실제 이상여부를 확인한 뒤에야 경비함정을 출동시키고 있다.

2일 오후 8시30분께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서쪽 30마일(약 56km) 해상에서 조업구역으로 이동하던 금양 98호(99t급)의 조난신호가 감지됐지만 해경은 신호가 오발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비함정을 즉각 출동시키지 않았다.

해경은 선사와 같은 선단의 선장으로부터 금양 98호의 조난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켜 조난신호 접수 1시간여 만에야 조난사실을 처음 확인, 경비함정을 출동시킨 것이다.

이처럼 조난신호 발신장치에 대한 깊은 불신으로 인해 초기 대응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구조.수색작업이 지연, 이날 오전 10시께 금양 98호 실종선원 1명의 시신을 발견한 데 이어 오후 7시15분께 대청도 남서쪽 27마일(50㎞)해상에서 인도네시아인 실종선원 시신 1구를 추가발견한 뒤 나머지 선장과 선원 7명에 대해선 수색에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조난신호 자동발신장치의 심각한 오발신 문제는 그동안 전문가들사이에서 계속 제기돼 왔으나 아직까지 개선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이번과 같은 착오는 앞으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도 오작동률이 평균 96%에 달할 정도로 조난신호 발신장치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