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지방자치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1995년에 도입된 지방선거는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입니다. 그동안 4번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68.4%를 기록한 첫 번째 선거를 제외하고는 모두 50% 전후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지방선거의 의의와 당선자의 대표성을 의심하게 하는 투표율입니다.
지난 3월 24일 8시 뉴스에서는 '지방선거 D-70 기싸움 격화...떠오르는 쟁점들'이라는 제목으로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6개 선거이슈를 분석하였습니다. 봉은사 직영사찰 외압 논란, MBC 인사개입 의혹,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와 대통령의 적극 대응 지시, 여당의 무상보육과 야당의 무상급식 공약, 23일 국회에 제출된 세종시 수정안 문제, 그리고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 결과입니다.
그러나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방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치 이슈들이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필요한 정보는 그 지역과 관련된 이슈일 것입니다. 지역공동체의 현안과 공약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그런 정보입니다. 이번 보도는 지역 유권자들의 알 권리에 부응하는데 미흡하였습니다.
여론조사를 통해 각 지역의 주요 이슈를 알리는 분석보도를 기대합니다. 지방 방송사를 통해 지역별로 기대하는 점들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는 큰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후보자들의 주장이나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정치적인 이슈가 아닌 주민들의 투표 행위에 도움을 주는 지역유권자 위주의 선거보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SBS 3월 23일 뉴스는 '갱단 소속 살인용의자가 영어 강사, 오마이갓'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20대 한인 갱단원이 동포를 살해하고 국내로 도피하여, 인터넷에서 미국 주립대학 졸업장을 위조한 뒤 영어학원의 원어민강사로 영어를 가르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한인 갱단원 26살 B 씨도 살인미수 혐의로 미국에서 추방된 뒤 영어 학원 강사로 일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다른 갱 조직으로 부터 필로폰 등 마약을 들여와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 뉴스는 영어학원들의 계속되는 무법천지 병폐를 보여줍니다. SAT시험지 유출과 스타강사를 둘러싼 폭력 문제가 잊혀지기도 전에 또 터진 영어학원 문제는 해결책이 시급합니다. 수강생 대부분이 청소년과 대학생이라는 점에서 검증되지 않은 원어민 강사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보도는 사실적인 내용 전달에 그치지 말고 심층적인 비판과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에 대해 다양한 취재가 필요했습니다. 최소한 원어민 강사채용 시스템의 문제점과 해결책, 영어학원교육과 시장의 병폐에 대해 정책담당자와 전문가의 대책방안을 끌어내야 했습니다. 올바른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적극적인 보도노력이 아쉬웠습니다.
지난 3월 22일자 보도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농구부 코치가 선수들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차는 폭력을 휘두른 내용입니다. 유명선수 출신인 이 코치는 일주일에 두 세 차례 구타하고 폭언을 했는데 효과적인 훈련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변명합니다. 학교장은 팀 안정화를 위한 행동을 폭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은 경기를 못 뛸 경우 대학진학이 어려워 침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타가 폭력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가해자인 코치나 책임회피에 급급한 학교장이 아니라 피해자인 학생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훈련명목일지라도 구타는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피해 학생들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폭력에 대한 증언을 얻고, 가해자의 책임회피에 대해서는 추가 질문을 통해 잘못된 행위임을 드러나게 하는 취재가 필요했습니다.
학원스포츠에서 지도자의 폭력 관행에 대해 사건 발생만을 전달하지 말고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이나 제도 마련에 도움을 주는 보도가 되어야 합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처럼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스포츠는 선수들이 즐겁게 훈련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청소년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지도자와 구조를 퇴출시키는 엄정한 보도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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