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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경제] '1년 번 돈, 빚갚는데 다 쓴다'

정명원

입력 : 2010.04.0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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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 한 사람 당 빚이 연간 소득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었습니다. 소득 증가는 제자리 걸음인데 가계 빚은 뜀박질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경제부 정명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 기자! 이론적으로 말하면 1년 동안 돈을 다 벌어서 한 푼도 안 쓰고 빚 갚는데 다 쓰게 되는 거다, 뭐 이런 얘기가 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의 남는 게 없는 수준이죠.

지난해 총 개인 빚을 인구 수로 나눈 1인당 개인 빚이 1천754만 원으로 집계됐는데요.

1인당 국민총소득의 80% 수준을 육박해서 통계작성이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소득보다 빚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겁니다. 

1인당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3%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빚 증가율은 2배 가까운 6.3%였습니다.

이러면서 세금 등을 내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이라고 할 수 있는 1인당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도 지난해 처음으로 140%를 넘었는데요.

쉽게 말해 빚 갚으려면 1년 4개월 이상 벌어서 세금 낸 뒤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 가계가 서프프라임 위기 직전에 이 비율이 140%였는데요.

미국은 채무조정으로 비율이 줄고 있는데, 우리는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이유 때문에 어제(31일) 물러난 이성태 한은 총재도 마지막까지 가계 빚 걱정을 했다는 얘기가 들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지막 발언에서도 과도한 가계 빚이 금융불안도 가져오지만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려서 실물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며 경계하라고 조언했는데요.

실제 개인 빚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소비여력도 줄고 있고 장기성장에 중요한 저축률도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빚 규모만 보면 70%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계층에 집중됐지만,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은퇴가구나 저소득층이 받는 부담이 전체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점은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가계 빚의 상당 부분이 사실 주택담보대출이란 말이예요. 그런데 우리가 기준금리가 1년을 훨씬 넘게 동결이 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별로 내려갈 생각을 안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자부담이라도 덜어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죠.

올 초 잠깐 5% 고금리 예금 상품을 팔았던 은행들이 지금 앞다투어 예금이자는 큰 폭으로 내리고 있지만, 대출이자는 제자리 걸음인데요.

최근 은행들의 예금이자 인하 폭을 보면 대출이자 인하 폭보다 평균 8배 정도 큽니다.

주택담보대출의 90%를 차지하는 양도성예금증서, 즉 CD 연동 대출 금리를 보면 CD 금리가 제자리 걸음인데다, 금융당국의 눈치주기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만 0.1%P 정도 내렸습니다.

대출자들은 거의 이자가 내렸는지 실감도 못할 정도인데요.

<앵커>

그래도 보면 예금이자라고 해봐야 물가상승률을 빼면 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단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연 3.3% 정도인데요.

물가상승률이 3% 정도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예금이자는 지난 연말보다 0.85%P 떨어져서 인하 폭이 주택담보대출이자 인하 폭 보다 8.5배나 됐는데요.

신한과 외환 등 다른 은행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은행들이 주로 수익을 챙기는 부분이 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니까 그만큼 은행들은 수익을 많이 챙기게 됐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잔액기준으로 은행들의 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가 연 2.76%였는데요.

9개월 연속 뛰면서 1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습니다.

<앵커>

그리고 올들어 국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의 경기가 어떨지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라는 게 있는데요.

이게 올들어 두 달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경기선행지수 하락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경우, 경기회복세가 꺾이면서 내리막길에 들었다는 뜻인데요.

물론 지난 2월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 모두 양호한 모습을 보였고, 경기동행지수도 12개월 연속 상승흐름을 보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경우 그동안 경기선행지수와 주가가 거의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심리가 작용해서 코스피 지수가 다시 1,700선 밑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외국인들이 어제도 1천2백억 원 어치 주식을 사면서 월 20일 순매수라는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지만, 선행지수 하락 소식에다 펀드환매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흐름을 돌리진 못했습니다.

경기자체만 보면 지난해 일찍 회복세에 접어든 한국은 하강우려가 있지만, 미국은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하고 있는데요.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 선진국 수요가 많은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 IT 업체들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보고 주식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지표 보시죠.

코스피 지수는 하루만에 하락해서 1,692입니다.

코스닥은 사흘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소폭 하락했네요.

원·달러 환율은 당국개입 추정물량이 나오면서 나흘만에 반등했습니다.

<앵커>

미국 증시도 상승세가 주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증시가 경기흐름보다 상대적으로 과열됐다, 이런 말씀을 좀 드렸는데요.

결국은 일자리 문제가 증시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달 민간부문 일자리가 예상치보다 훨씬 못 미친 2만 3천 개 정도 줄었는데, 이 소식이 부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모레 공공부문 일자리까지 포함한 미국 노동부의 실업률이 발표되는데요.

역시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아서 소비회복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을 키웠습니다.

미국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달러 값이 떨어지고 국제유가가 급등해 83.76달러로 1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지표 보시죠.

다우지수 50포인트 정도 떨어졌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2포인트 정도 떨어졌네요.

우량주 중심의 S&P500도 4포인트 정도 떨어졌습니다.

한국기업들 주식 한 번 보실까요?

KT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