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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약하다'며 쇠파이프로 때려...

장선이

입력 : 2010.03.30 17:02|수정 : 2010.03.31 21:55


◆ '체력이 약하다'며 쇠파이프로 때린 코치

지난해 12월 제가 수원을 출입할 때 만났던 재희 이야기를 다시 해볼까 합니다.

재희는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5학년 유도부 선수입니다. 다부진 체격에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한 유도 유망주지요. 밝고 명랑한 성격에 넉살도 참 좋은 아이였습니다.

그런 재희를 만난건 병원에서 였습니다.  

유도 훈련중에 코치한테서 허벅지 등을 쇠파이프로 수십 대를 맞아서 입원했답니다.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재희의 왼쪽 엉덩이는 완전히 썩었고, 두달 가까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피부 이식도 여러번 받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수술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엉덩이를 본 순간 저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사람의 엉덩이가 이렇게 될 때까지 맞았을까? 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때린걸까?

사건 발생은 지난해 10월19일, '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임시코치가 2번에 걸쳐 쇠파이프로 허벅지와 엉덩이를 50~70대를 때린겁니다.

당시 재희는 왼팔에 부상을 입어 깁스를 한 상태였습니다. 이 구타 장면은 초중등 유도부학생 10여 명이 지켜보고 있었지요.

이렇게 맞고서도 3주간의 합숙훈련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보름이 지난 뒤에야 대회가 끝나고 집에온 재희의 몸을 살피던 어머니가 발견한 것이지요. 

재희를 구타한 코치는 수원시 모 구청 소속 공익요원으로 이날 이 학교 유도부 정식코치가 자리를 비우자 수원시유도협회에서 파견한 임시 코치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그럼 누가 책임을 지나요?

재희가 소속된 초등학교에 찾아가 봤습니다. 답변은 이렇습니다.

'초등학생은 맞지만 훈련 받은 곳이 중학교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 중학교에 가봐라.'

그래서 중학교에 가 봤습니다. 역시 답변은 이렇습니다.

'훈련장만 제공했을 뿐, 우리는 코치를 고용한 적이 없다. 코치를 보낸 곳은 수원유도협회다.'

유도협회 역시 학교 요청으로 임시코치를 보낸 것이라고 합니다. 도 교육청 역시 들은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그럼 누가 책임을 집니까?

결국 경찰 수사가 이뤄졌고, 지난 28일 수원지법은 구속기소된 코치 정모씨에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심하고, 범행 방법과 내용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물질적인 보상도, 사과의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민사합의도 안 돼 기초생활수급자인 재희네는 수천만원의 피부이식수술비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 "이제 꿈꿀 수 없어요"

재희가 그랬답니다. "며칠 뒤 수학여행인데, 애들이 내 엉덩이 보면 어떻게 하지?"

코치는 처벌을 받겠지만, 엉덩이에 이식된 새 살도 자라겠지만, 재희가 입은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치휴할 수 있을까요...

다시는 그렇게 좋아하는 '유도'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답니다.

그럼 재희의 국가대표 꿈은 이제 어떻게 하나요...

요즘도 심심치 않게 비슷한 소식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운동하면 '지옥훈련'과 '구타'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폭력에 대한 불감증... 언제쯤이면 이런 기사들을 볼 수 없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