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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를 지켜라!

정형택

입력 : 2010.03.25 20:58

치마도둑을 잡은 50대 아줌마의 기지


지난 12일 새벽 2시, 남편 옆에서 잠을 청하던 55살 이모 씨는 마당에 널어둔 자신의 치마를 누군가가 훔쳐가고 있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2번이나 치마를 도둑 맞은 뒤 너무 분해 손수 도둑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검정 주름치마 끝에 검은 색실을 매달아 놨는데 순간, 실패가 딸려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도대체 치마를 훔쳐가는 사람이 누구'고, 또 '왜 하필 치마인가' 하는 생각에 남편을 깨울 겨를도 없이 맨발로 도둑을 쫓았습니다.

아끼던 치마를 꼭 되찾고 싶었던 이씨의 간절한 바람이 통했을까요. 좁은 골목을 따라 수백여 미터를 쫓아간 끝에 이씨는 마침내 도둑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도둑은 이씨의 손가락을 물어 뜯고는 또 다시 도주극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이씨 남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결국 덜미가 잡혔습니다.

그런데 잡고 보니, 이 도둑은 다름 아닌 이웃 주민이었습니다.

평소 점잖기 이를 데 없던 60대 남자가 바로 치마도둑이었던 겁니다.

이 남자는 평소 일거리가 없어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얼마 전 놀이터에서 '여자 치마를 입으면 돈이 잘 벌린다'는 이웃의 얘기를 듣고 치마를 훔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자는 범행 전날인 지난 11일에도 이씨의 또 다른 치마를 훔쳤었는데, 허리 사이즈가 맞지 않아 되돌려주려고 이씨 집을 찾았다가 좀 더 커보이는 검정 주름치마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평소 이씨는 치마 입기를 무척 좋아했는데요. 직접 마음에 드는 천을 끊어다가, 옷 수선집에 맞겨 자신에게 꼭 맞게 만들어 입었습니다. 

이씨의 치마 사랑이 각별한 이유입니다.

이씨의 남편은 치마에 실을 꿰어 놓은 아내의 기지와 도둑을 홀로 쫓아간 용기, 그리고 60대지만 남자를 따라 잡은 순발력에 크게 놀랐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