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성과 불구 IT정책 통합부처 필요성 여전
최시중 위원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탄생한 방통위는 규제와 진흥 업무를 맡는 정부 부처이면서도 여·야 추천 상임위원 5명의 합의제 기구여서 다른 독임제 부처와는 태생부터 차별화됐다.
지난 2년간 방통위는 방송과 통신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아우르면서 융합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고,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데 주력했다.
특히 합의제 부처가 갖는 비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문화관광체육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부처와 업무 분할 또는 중복으로 인한 혼선 속에서도 나름대로 위상을 높이는 등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PTV.무선인터넷.와이브로 활성화 = 방통위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방송·통신 융합의 간판인 IPTV가 실시간 가입자 200만에 육박하는 등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들 수 있다.
IPTV는 방통위 출범 이후에도 한동안 가입자가 늘어나지 않는 등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다가 방통위가 지난 해부터 적극적으로 가입자 유치를 독려하고 나서면서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바일 IPTV로의 진화가 더디고 IPTV 후속 방통 융합 서비스 발굴을 주문하는 요구가 많지만 이에 적절하게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제화를 지향함으로써 와이브로의 재도약에 전기를 마련했다는 것도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방통위는 지난 해 11월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을 종전 8.75㎒폭 외에 10㎒폭도 허용했다.
와이브로용으로 분배된 2.3㎓ 주파수 대역에서 우리나라는 8.75㎒폭을 상용화했으나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8.75㎒ 외에 5㎒, 7㎒, 10㎒폭의 다양한 표준규격이 제정돼 현재 대부분 국가가 10㎒ 대역폭을 채택하고 있다.
비록 늦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위피 의무화 폐지와 아이폰 도입 등의 길을 터줌으로써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기폭제를 가져온 것은 기록할 만한 성과다.
방송 쪽에서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지상파 방송의 심야 방송 규제를 풀고 중간광고와 가상광고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정체된 방송광고 시장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규제완화로 시장 활력 불어넣기 = 지난해 7월 31일 공포된 방송법 개정안에 따라 대기업의 방송사업 진입규제를 개선했고 이밖에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겸영 규제 개선 △방송광고 사전심의제도 폐지 △방송사업 허가·승인 유효기간 연장 등을 추진한 것은 방통위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방송 분야의 규제 완화 사례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 분야의 규제 완화로 1980년대 만들어진 낡은 칸막이식 규제를 벗어나 전문성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향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통신분야에서는 무엇보다도 기존의 통신요금을 인하하는 경우, 인가가 아닌 신고만으로 가능하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해 2월 국회에 제출했다.
또 지난 해 5월에는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의 심사면제 할인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할 수 있도록 '결합상품 이용약관 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를 개정했다.
전파분야에서는 경매제 도입을 통한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 이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파법 개정안'을 지난 해 1월 국회에 제출, 지난 2월 국회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방통위는 아울러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컨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기간 단축(7~30일→2~10일) △정보통신공사업 기업진단 기준일 선택폭 확대(30일→45일) △무선국 검사항목 중 중복검사 항목 삭제를 통한 검사절차 간소화 및 검사준비에 따른 사업자 부담 경감 등이 그것이다.
◇방통위 성과 불완전 = 방통위가 규제 완화를 통한 산업진흥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여·야 위원들로 구성된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정파를 넘어서 규제보다는 진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최시중 위원장의 리더십이 구심점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스템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위원의 성향이나 능력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고 정치적 현안의 민감도에 따라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때론 마비될 수 있는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최근 대학으로 복귀한 이병기 전 상임위원은 "방통위 1기가 지난 2년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위원장의 리더십과 위원들의 성숙한 멤버십 때문"이라며 "이는 시스템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존한 취약한 구조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T 전문가인 그는 특히 IT 진흥 기관으로서 방통위는 합의제이면서 또한 IT 정책을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과 나눠갖고 있어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방통위에 있는 동안 사무총장제라도 도입해 진흥업무를 맡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도 최소한의 문제 해결일 뿐"이라며 "과거 IT발전을 계승하려면 IT생태계 구성요소를 모아서 한 부처로 엮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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