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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은 정치인가? 정책인가?'

박진호

입력 : 2010.03.24 20:15

현실에서 바라본 무상급식 논란


3월 여의도 정가는 무상급식 공방으로 뜨거웠습니다.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의 정책추진으로 논란이 촉발된 것이 6.2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정치권의 태풍 이슈가 된 것이죠. 학부모라면 귀가 번쩍 뜨일 얘기이다 보니 국민들의 관심도 높은 그야말로 '생계형' 의제 였습니다.

우리 현실에서 무상급식은 된다..안된다..얘기가 많습니다.

'우리가 무슨 북유럽 복지국가도 아니고..그 많은 예산은 어떻게?'라는 논리도 있었지만 '애들 좀 편안하게 학교 보내고 국가 혜택 좀 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대부분의 직장인 아빠들, 시장에서 만나는 엄마들의 토론거리가 됐죠.

무상급식은 선택과 의지의 문제?

사실 지역 별로는 이미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는 지역이 많습니다.

현재 무상급식이 가장 잘되는 곳은 전북과 경남으로 각각 60%와  40% 이상 학생들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400여곳이 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먹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무상급식 예산은 지방교육청과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합니다.

지방 교육감과 자지단체장이 소속 정당이 다른 경우도 허다합니다.

결국 이들 지역에선 이미 정치와 상관없이 지역만의 자치정책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죠.

오히려 정당간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면서 다른 지역들은 단체장들이 소속 정당의 눈치를 보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67개 전체 초등학교에 이어 올해부터 중학교로도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있는 성남시는
예산 311억원 전액을 시 재정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전체 예산의 2%가 채 못되기 때문에 시 운영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라는게 성남시 담당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전북과 경남의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는 광역단체 가운데 15위와 9위입니다.

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이 무상급식 지원이 전혀 없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입니다.

실제로 2009년도 기준, 전북지역의 무상급식 지원예상는 211억5천만원, 학생 1명 당 7만3천750원입니다. 서울은 0원입니다.

'무상급식은 선택과 의지의 문제'라는 야권과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여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마다 상황이 다르고 교육예산이 무상급식에 치중돼 전체 교육의 질 저하를 부를 수 있다는 정부.여당의 논리도 설득력이 없지 않습니다.

'1조 8천억 원' 중앙 재원 마련책은?

중앙 재원 마련도 쟁점입니다. 전국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1조 8천억 원의 중앙재원 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2008년 기준 학교급식 소요경비는 모두 3조천억원인데, 이 가운데 보호자가 부담하는 돈이 1조8천억원인 만큼, 이 만큼을 메워주면 된다는 것이죠.

야당은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교부금을 각각 1%씩, 중앙정부 부담액을 1.5%만 늘려도 대부분 충당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국가재정은 단순한 숫자 계산이 아니며 효율적 집행이 더 중요하다고 맞섭니다.

외국의 무상급식은 어떻게?

외국에선 복지 국가를 표방하는 스웨덴. 핀란드 등이 전면 무상 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미국은 49%, 영국은 34%로 전면 실시는 아닙니다.

미국은 잉여농산물 소비 촉진 차원에서 농무부와 주정부가 합쳐 59%, 부모가 41%의 부담을 집니다. 소득 수준에 따라 49%는 무료급식, 10%는 할인 급식, 나머지는 돈을 냅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전액 가정부담으로 급식을 하는 것은 좀 특이합니다.

복지예산 마련이 당장 부담스러운 한국의 입장에선 프랑스의 예를 살펴볼만 합니다.

사회복지국가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무상급식은 철저한 소득조사에 기초해 서민층 자녀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됩니다.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서민층 자녀들이 겪는 마음의 상처를 없앨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심사와 집행 절차를 이원화해 학교 교사와 아이들은 누가 얼마의 점심값을 내는지 모르게하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정치가 아닌 정책으로 접근해야

무상급식 전면실시는 이른바 '보편적 복지론'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질 낮은 복지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고 사회통합도 이뤄내기 어렵다는 것이죠. 반면에 전면실시 반대론자들은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선 사회적 약자만을 골라 지원하자는 선택적 복지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념과 상관없이 오직 교육 분위기와 아이들의 교육의 질 만을 생각하는 과학적이고 세심한 접근의 정책이 복지국가 이미지가 강한 해외에서도 실시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만 합니다. 전면 실시냐? 국가 전액 지원이냐?는 중요한게 아닐 수 있다는 것이죠.

여.야가 주장하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은 모두 이상적인 복지혜택이지만 그 재원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고민할 부분입니다.

결국 무상급식은 정치이념 논쟁이 아닌 우리 한국만의 현실과 아이들의 교육의 질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당연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