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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달러의 진실은…총리공관서 팽팽한 신경전

입력 : 2010.03.22 19:18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와 검찰이 무대를 법정에서 총리공관으로 옮겨 `5만달러의 진실'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소재한 총리 공관에서 사상 처음으로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먼저 도착한 검찰은 공관 측이 복원한 오찬장이 당시의 모습과 같은지를 점검했고 이후 도착한 한 전 총리는 "아 오랜만에 온다"고 소회를 밝히며 공관 건물에 들어섰다.

건물 내부에서 마주친 검찰과 변호인은 여유 있는 표정으로 서로 인사를 나눴지만, 변호인이 법정에서 증언한 뒤 검찰에서 추가 조사를 받은 당시 경호원 윤모 씨의 조서를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신경전이 시작됐다.

변호인은 "검찰 진술과 법정 증언이 바뀐 사람이 많은데 현장검증을 도와줄 사람을 몇 시간이나 조사한 거냐"며 따졌고, 검찰은 "처음 조사했을 때와 법정 증언이 너무 달라 위증 가능성에 대비해 진술경위를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응수했다.

변호인이 정원에서 `4인 회동'이 열렸던 오찬장 내부가 창문을 통해 보인다는 점을 주장하자 검찰은 굳이 정원까지 나와 오찬장 안을 들여다볼 사람이 없다고 맞섰다.

수행과장이던 강모 씨가 오찬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식당 문이 열릴 때 총리 수행을 위해 다가서는 것을 재연할 때도 검찰과 변호인은 소파의 위치가 당초와 달라졌는지, 소지품을 챙기는 시간이 반영됐는지 등을 꼼꼼하게 챙겼다.

이번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오찬을 마치고 참석자가 나가는 사이에 5만달러 전달이 이뤄졌느냐는 것인데 이 부분을 재연할 때에는 검찰이 마련한 미화 5만달러가 동원됐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에게 각각 재연 기회를 줬는데 양측의 시각 차이를 반영하듯 소요시간이 각기 다르게 나왔다.

곽 전 사장의 설명에 따라 검찰과 변호인은 대역을 이용해 돈 봉투를 꺼내 의자에 놓은 것과 이를 집어 오찬장에 있는 서랍장에 넣고 현관까지 나가는 것을 재연하며 시간을 측정했다.

검찰이 실시했을 때는 첫 참석자가 오찬장을 나설 때부터 한 전 총리 역을 맡은 이가 현관에 도착할 때까지 약 34초였고 변호인이 했을 때는 약 45초가 나왔다.

한 전 총리 이 장면에서 "나는 저 서랍을 쓴 적도 없다"고 말했고 이 때문에 문이 열린 상태에서 서랍을 여닫는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했는데 검찰이 재연할 때는 `드르륵' 소리가 났고 변호인이 할 때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검찰과 변호인은 당시 상황이나 재연 결과에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등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였고 현장검증은 예상을 넘어 약 3시간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는 검증 결과와 함께 2006년 7월 한 방송사에서 한 전 총리를 인터뷰하면서 촬영한 원본 영상이 입수할 수 있는지 확인해 분석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