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폴린 포스터(42.여)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었지만 돈 문제가 앞을 막았다.
미국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할 경우 1만∼2만 달러 가량 드는데다 남편과 함께 사는 집도 팔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
결국 포스터는 소원해진 남편과 1년 동안 한 집에 살다가 지난 1월에야 소송을 낼 수 있었다.
미국에서 경기침체로 이혼을 미루는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이혼 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전미결혼프로젝트(NMP)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8년 미국 44개 주(州)의 이혼 건수는 83만 8천건으로 전년의 85만 6천건에 비해 감소했다.
이에 대해 NMP의 브래드포드 윌콕스는 경기침체로 부부사이가 더 가까워진 경우도 있겠지만 경기회복과 집값 반등을 기다리며 이혼을 미루는 가정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혼을 하게 되면 집주인에서 세입자로 '전락'해야 하고 집값이 싸서 집을 팔아 얻는 수입도 얼마 되지않은 상황에서 이혼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혼소송을 제기한 이후에도 주거비용을 줄이고자 소송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 집에서 동거하는 부부들도 많다.
우드브리지 로펌에 따르면 이혼소송을 제기한 부부의 20∼25%는 결과를 기다리며 동거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합의이혼을 위해서는 1년 동안 별거해야 하는 메릴랜드주와 같은 곳에서는 이혼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더욱 힘든 일이 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이혼건수가 줄어들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제적 이유로 이혼을 연기하는 것이지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들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근로계층의 경우 오히려 배우자의 실직 등으로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들이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떨어졌던 이혼율이 대공황 이후 다시 증가한 것처럼 이번 경기침체가 끝나고 회복 국면이 시작되면 이혼건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