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보증업체 주의하세요
무허가 보증보험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내면(보통 원금의 20% 쯤 된다고 하는군요) 지급보증서를 발행해 주는데, 쉽게 말하면 "이 사람이 돈을 못 갚으면 우리회사가 대신 갚아주겠다"는 각서를 써 주는 셈이죠.
많이들 들어보셨겠습니다만, 서울보증보험이 대표적인 보증보험회사죠. 이런 지급보증서를 써 주려면 회사가 피해를 볼 수 있으니 까다롭게 심사해서 피해가 예상되지 않는 경우만 발행을 해 주는 것이 상식적일텐데요.
'까다로운 심사 없이도' 보증서를 발행해 주는 업체들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이 지급보증서를 건네면서 물건을 외상으로 떼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문제는.. 이런 느슨한 조건의 회사들은 백이면 백 '무허가' 업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보증 능력이 있는 줄 알고 수수료를 낸 사람은 수수료만 떼이고, 그 보증서를 믿고 외상을 준 사람은 채무자가 돈을 못 주면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거죠. 물론, 외상값을 정상적으로 받는 경우는.. 채권자-채무자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으니 보증서를 발급해 준 업체 입장에서는 <완전범죄>를 저지른 셈입니다. 대부분 업체들이 이 걸 노렸다고 봐야합니다.
보증보험업은 금융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허가제'로 운영됩니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건데.. 일단 '어? 이런 회사가 있었어?' 싶은 생각이 들면 가짜로 봐도 됩니다. (물론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확인해 보는 게 좋겠죠? 확인은 금융감독원에 문의 하시면 됩니다.)
직접 취재를 하게 된 피해자도 마찬가지 경우였습니다. 24억 원짜리 예식장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다 돈을 받지 못하자(공사비가 6억 원 쯤 된다더군요) 급한 마음에 예식장 측으로부터 5천만 원짜리 지급보증서 10장을 받았는데, 며칠 후 보증서를 발행한 회사 이름이 바뀌고, 관계자들이 잠적한 겁니다.
하청업자들은 피해자를 노동청에 고소했고.. 그래서 상황이 말이 아니랍니다. 피해자는 예식장 측이 보증회사와 짜고 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모양이더군요.

피해 유형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우선, 아무것도 모르고 보증업체를 찾아가 수수료를 내고 그 업체의 '보증능력'을 구매하려 했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와, 보증업체 관계자와 짜고 허위 보증서를 발급받아서는(외상을 한 사람이) 외상값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에게 일부러 엉터리 보증서를 들이미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업체에 사기를 당한 거고, 후자는 업체와 짜고 사기를 치는 거죠.
지난해 말부터 금감원에 피해사례도 접수되고, "이 업체가 허가된 업체 맞느냐?"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피해가 계속되자 검찰이 금감원에서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자세한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니 적지 않겠습니다.
수사 대상이었던 한 업체엘 찾아갔습니다. 직원도 없이 휑한 사무실에 사장이라는 사람이 저희를 맞았는데요. "OOO 수사관, OOO 검사에게 조사를 받았는데 전임 경영진 일이라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면서 친절하게 문제가 있는 다른 업체를 소개해 주더군요. 더 궁금한 게 있으면 그리로 가보라면서요.
그런데 보도가 나간 뒤 담당 수사관에게서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업체 사장이 "SBS 기자가 내 이름을(수사관) 들먹이면서 사무실로 찾아왔다'며 항의를 했다는 겁니다. "왜 있지도 않은 일로 남의 이름을 파시냐?"는 전화였는데.. 황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수사관이니 검사니 이름을 들먹이며 묻지도 않은 말을 장황히 떠든 건 그 사장이었는데 말이죠. 저는 그런 일이 없고, 정 궁금하시면 영상을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역시 뭔가 번지르하게 말이 많은 사람들은.. 좀 지켜볼 일 입니다.
4년 가까운 시간동안 경찰과 검찰을 출입하면서 가만히 지켜보면, 좀 더 쉽게, 빨리, 많이 돈을 벌려고 애쓰는 모양새가 참 가지각색 입니다. 전에 몰랐던 기발하고 기상천외한 방법들도 많이 보게 되고 말이죠. 욕심을 잘 다스리고 자족하는 법을 배우자고 하면.. 너무 뜬금없고 지루한 공자님 말씀 같을까요?
뭐든 쉽게쉽게만 하려다 보면.. 꼭 탈이 나게 마련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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