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 압박 수위 높일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책의 하나로 수출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수출을 대대적으로 늘리기 위한 각종 방안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미 수출입은행 주최 연례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제시한 수출확대 방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수출유관부처로 구성된 '수출진흥 각료회의' 신설 △대통령 직속 수출위원회 설치 △전문가들을 통한 중소기업 및 농업부문에서 수출 유망품목 발굴 △수출입은행을 통한 무역금융 활성화 등이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새로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당장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수출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으로 중국 위안화 절상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위안화 문제에 대해 꽤 비중있게 언급했다.
그는 "대외적자를 안고 있는 국가는 저축을 늘리고 수출을 확대해야 하며, 반면 흑자를 내는 국가들은 소비와 내수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좀 더 시장 친화적인 환율체계로 옮아간다면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화 절상 문제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초 민주당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환율 문제로 인해 미국이 무역경쟁에서 막대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중국 위안화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시장 지향적인 환율시스템으로 나아가겠다고 거듭 약속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지만 중국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오바마의 중국 방문이 별 소득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행정부에서 환율문제의 공식 창구는 재무부다. 지금까지도 위안화 평가절상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당사자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원론적인 언급으로 후선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따라서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위안화 환율 문제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중국에 대한 상당한 압박으로 볼 수 있다.
재무부는 다음 달 15일 환율조작국을 지정해 발표할 예정인데, 중국이 여기에 포함될지 여부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며 조지 부시 대통령을 강하게 공격했다. 이 때문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이 오바마의 공약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취임 후 발표한 지난 해 4월의 환율정책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을 유보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 재무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문제를 제기해 협상을 시작하거나 당사자간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
중국은 지난 1992년 5월부터 1994년 7월 사이에 5차례나 환율조작국으로 판정됐지만 그 이후로는 한번도 리스트에 오른 적이 없다.
미국 측의 압박을 의식한 때문인지 중국은 이달 초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절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5년간 수출을 2배로 늘려 국내 일자리 200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거창한 플랜을 제시했다. 만약 중국이 앞으로 내놓을 위안화 절상 카드가 미국의 수출에 도움이 될 만큼 성의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한번 중국과 얼굴을 붉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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