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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뚱뒤뚱 걷는 펭귄은 관절이 파괴되고 손, 발이 변형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이 펭귄들이 날개를 펼쳤습니다.
계단 하나를 오르는 것 조차도 힘겨운 환자들이 지난 주말 제주 올레길을 함께 걸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희망을 나눴습니다.
왼편으로 펼쳐진 시원스런 바다와 새파랗게 새싹을 틔우는 봄의 향기.
지난해 만 25만명의 도보여행객이 다녀간 제주 올레길입니다.
그러나 관절이 뒤틀려 계단하나 오르기 힘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그저 꿈일 뿐인데요.
제주의 봄바람을 맞으며 류마티스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함께 올레길을 걸었습니다.
[최정윤 교수/대한 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 :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주로 여자가 많기 때문에 여성의 날(3월8일)을 기해서 환자와 가족이 같이 와서 함께 걸어보고 함으로써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이 자신의 관절을 적으로 잘못 알고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은 90%가 2년 내에 손과 발의 관절이 뒤틀리고 심하면 장기까지 손상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따라서 올레길 2.3km의 짧은 코스도 환자들에게는 2000km처럼 먼 길인데요.
그러나 서로를 의지하고 부축하며 함께 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30년 가까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아오고 있는 남봉순 씨 남편과 함께 참가했습니다.
[남봉순(51)/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 : 정말 상쾌하고 좋네요. 지금 너무 감동적입니다. 교수님하고 같이가니까 더욱 뜻깊고요.]
게다가 뺑소니 사고까지 당해 거동이 불편한 1급 장애자지만 남편의 정성어린 간호에 하루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남봉순(51)/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 : 저뿐 아니고 여러 환자들 보니까 너무너무 안타깝죠. 그래도 다 힘내서 걷고 오늘 행사에 참여해서 서로서로 다 도와가면서 걸으니까 좋습니다.]
10년 넘게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투병해 온 전현주 씨도 오랜만의 여행이라 뜻 깊긴 마찬가지입니다.
[전현주(40)/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 : 바다도 보이고 꽃도 있고 나무도 있고 남편이랑 아기랑 여행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작게 굽이치는 해안 산책로를 부지런히 따라가며 제주의 비경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니 어느새 종착지입니다.
[이인옥/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 : 언제 왔는지 모르게 왔네요. 끝이라고 하니까 섭섭한데요.]
[전옥자/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 : 다시 한번 더 힘을 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화이팅!]
길에 모든 해답이 있었습니다.
한걸음씩 내딛을 때 마다 마음은 희망으로 차 올라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은 치유의 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