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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패인 구멍 때문에 사고가 났다면?

최고운

입력 : 2010.03.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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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쪼매난 차를 한 대 몰고 다닙니다.

운전을 하다보면 개념없이 끼어들거나, 차선을 안지키는 사람들 때문에 종종 '뚜껑이 열리'는데요.

그 못지 않게 화가 나는 게 도로에 푹푹 패인 구멍들입니다.

맞은편에 차가 오지 않으면 살짝 중앙선을 넘어서 비켜가지만, 미처 보지 못했거나, 차가 올 때는 '덜컹' 밟고 지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위에 적었듯 자그마한 차라 그 충격이 온 몸에 전해집니다.

차가 쿵! 소리가 남과 동시에 내려갔다 올라오면서 망가지지 않았는지 하는 걱정은 나중 문제고 열악한 도로상태가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에 상당히 불쾌합니다.

제가 이번에 한 취재는 바로 도로에 난 구멍에 대한 거였습니다.

짜증나는 구멍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거였죠.

통상적으로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지나고 난 뒤 도로가 움푹 움푹 들어갔었는데 우째서 이 화창한 봄이 오려는 시기에 도로가 엉망이 되었냐는 거였습니다.

서울시만해도 평년에 비해 보수건이 6배 이상 폭증한 상태인데요.

처음에는, '우리나라가 도로 포장공사를 하도 엉터리로 해서 그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구연한도 채우기 전에 도로들이 떨어져 나가고, 보수는 임시 땜질에 그치니까 또 구멍이 나는거 아니겠냐고 단정지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도로공학 박사나  직접 도로를 보수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무식하면 배워야 한다는 말을 떠올라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도로를 포장하는 아스콘에는 구멍들이 있습니다.

이 아스콘은 물에 가장 취약한데요.

비가 잠깐 오는 경우에는 마를 시간이 충분해 내구성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마처럼 지리멸렬하게 비가 계속되면 그 구멍사이로 비가 스며들면서 도로를 약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약해진 도로 위로 차들이 지나가게 되니까 금이 가고 구멍이 나는 거죠.

이게 여름철에 해당하는 설명이고, 겨울은 조금 다릅니다.

눈이 옵니다. 역시 조금 내릴 경우에는 내리는 족족 녹아 없어지니 별반 문제가 되지 않는데요.

많이 오면 눈이 쌓이면서 녹아 흐르지 못하는 눈들이 아스콘 사이로 스며듭니다.

스며들었다고 해도 날이 따뜻하면 비 보다는 부피가 적기 때문에 괜찮지만, 날이 추울 경우에는 상황이 변합니다.

스며든 눈이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속에 얼면서 부피가 늘고, 아스콘 조직 역시 늘어나면서 약해지게 만드는 겁니다.

도로파손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서 1밀리미터의 작은 구멍도 차가 지나다닌지 3시간 정도면 3센티미터에서 10센티미터까지 커진다고 합니다.

응급 보수의 필요성이 여기서 제기되는거죠.

그럼 왜 올해 겨울에만 유난히 심하냐는 질문이 남는데요.

삼한사온이 있었던 그간의 겨울에는 눈이 녹을 시간이 충분했지만,

올해 겨울은 유난했던 폭설에 장기간의 혹한이 겹치면서 도로들이 망가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궁금했습니다.

우리나라만 이런거 아닌지, 흔히 말하는 미국이나 일본같은 선진국들도 도로에 이렇게 구멍이 나서 보수를 하는지.

 박사님은 웃으면서 

"영구적인 도로는 없습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더 많이 하고, 일본은 도로관련 예산이 풍부해 구멍 보수보다는 자주자주 포장을 한다는게 다른 점이죠."

또, "도로포장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벤치마킹 하려는 나라도 참 많아요."

"물론 가끔은 일정 구간을 부실하게 공사해 도로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기술의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

"우리나라 도로가 많이 망가지는 데는 과적차량 탓이 더 크니까요."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도로를 포장하는 비용은 생각보다 엄청납니다. 20킬로미터에 5백억 원.

서울에서 저의 고향까지 포장을 하려면 천억원이 넘게 들어가는 셈입니다.

돈이 많기만 하면 조금만 구멍이 나도 새포장을 하면 좋겠지만 경제성을 생각했을 때 땜질을 해서 쓰는게 훨씬 절약하는 방법인 거죠.

하지만, 도로에 생긴 구멍으로 타이어가 파손된다든지 하는 사고가 났을 때 '아, 도로는 망가지기 마련인거야. 어쩔 수 없는거야' 하고 넘어가실 너그러운 분들이, 많지는 않겠죠?

만약 불량한 도로 상태로 인해 사고가 나실 경우에는 국가 배상법에 의해 손해배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국가배상심의위원회에 파손사진과 타이어 교환증 등을 비롯한 서류를 접수하시면 현장 방문을 한 뒤 운전자의 과실과 도로관리처의 과실을 따져 배상 금액이 결정되는데요.

앞으로 날이 풀리면서 도로곳곳에 생길 구멍들의 원인이 뭔지 만약 차량이 파손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볍게 기억해 두시면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