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서 7억대 다이아몬드 훔친 40대 검거
지난 달 26일 오후.
일본 후지TV와 NHK 방송국의 카메라가 총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습니다.
헉! 한류스타라도 나타난 걸까요?
이병헌? 송승헌? 비?!!
이미 일본과 대만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으니한류스타와 견줄만한 명성을 쌓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모습을 드러낸 그 사람은 바로, 일본과 대만 보석상에서 무려 7억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친 남성이었습니다.
그는 국내외 카지노에서 10억대의 노름빚을 지자, 범행을 계획합니다.
해외에서 거액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그 남성의 사건기록을 살펴볼까요.

#1. 2009년 12월 31일, 일본
- 일본 도쿄 신주쿠구의 한 보석상.
이날 일본으로 출국한 한국인 41살 정모 씨가 1500만엔(우리 돈으로 약 2억)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4개를 끼어봅니다.
이것 저것 다른 것도 보여달라고 하고, 골라보기도 합니다.
종업원이 정신없는 틈을 타, 끼어보는 척하던 반지 4개를 들고 달아납니다.
추격하는 종업원을 근처 장난감 가게에서 산 가짜 권총으로 위협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즉시 공항으로 간 뒤 한국으로 유유히 입국합니다.
#2. 2010년 1월 12일 ~ 13일
- 대만 타이페이의 한 백화점 보석상.
대만 달러로 1,200만달러(우리 돈으로 약 5억)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 역시 4개를 끼어봅니다.
이번엔 보석상 근처에서 처음 본 대만 여성에게 통역을 부탁하며 같이 들어갔습니다.
역시 반지 4개를 끼어보는 '척'만 하다가 훔쳐 달아납니다.
이제 공항에 가서 한국으로 떠나기만 하면 되는데, 일본에서 같은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국외 수배가 됐을 수도 있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구 한 명을 대만으로 부릅니다. 카지노에서 만난 10년지기 친구라고 합니다.
사우나를 함께 가서 몰래 친구의 여권을 훔칩니다.
다음날(13일), 친구의 여권으로 다시 한국으로 들어옵니다.
이 사건 이후로, 대만과 일본 방송에서는 대대적으로 뉴스가 나갔습니다.

CCTV에 잡힌 용의자 얼굴을 공개하고, 3D영상으로 당시 범행을 재연해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범인 정씨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어떻게 검거된 걸까요?
정씨는 이후 계속 도피생활을 합니다.
서울과 속초, 부산, 청주 등으로 거처를 옮기며 경찰 추적을 따돌리면서 말이죠.
하지만 훔친 다이아몬드를 모두 종로 금은방에 1억원에 처분한 뒤, 도박빚을 갚고 나자남는 돈이 없었습니다. 모두 탕진한거죠.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내연녀를 찾아갑니다. (부인도 있는 사람입니다.-_-)
내연녀는 강원도 동해시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정씨는 택시를 타고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한달음에 달려가 (택시비만 20만 원이 넘게 나왔답니다.;;)
"2천만 원을 내놓지 않으면 불륜사실을 가족한테 알리겠다"며 잭나이프와 전기충격기, 수갑 등으로 내연녀를 협박합니다.
미리 내연녀 집 근처에서 잠복근무를 하던 경찰은 지난달 26일, 정씨를 검거하게 됩니다.
정씨 혼자만의 범행인지, 공범이 더 있는지 여부는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부분이지만
어쨌든 정씨의 '해외 원정 강도짓(?)'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됩니다.
한류스타도 나오기 힘든 일본과 대만의 주요 방송에, 그것고 뉴스에 "우리 나라에서 대담하게 수억원어치 다이아몬드를 훔친 범인은 바로 한국인 남성이었다!"라는 보도가 '떡'하니 나왔다고 하니..축하라도 해줘야 되는건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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