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취재수첩입니다.
밴쿠버올림픽의 영웅들이 돌아왔습니다.
오후 2시부터 인천공항 입국장은 발디딜 틈도 없이 선수가족, 취재진 그리고 2천 여명의 환영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대한체육회에서 취재 편의를 위해 마련한 프레스카드 200장이 순식간에 바닥이 났습니다.
취재진이 무려 300명을 넘었습니다.
영웅들의 개선답게 한국 스포츠 사상 가장 많은 환영인파가 공항을 가득메웠습니다.
오후 5시 32분 태극기를 든 김연아 선수를 선두로 57명의 선수단 본진이 모습을 드러내자 입국장은 떠나갈 듯 함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선수들은 대규모 환영 인파에 놀란 듯 잠시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12시간의 장거리 비행에도 선수들의 표정은 더 없이 밝았습니다.
곧바로 선수단이 2층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선수들은 신세대 특유의 톡톡튀는 대답으로 개선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모두가 영웅이었습니다.

기자회견 종반 취재진의 관심은 자연스레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향후 일정에 집중됐습니다.
사실 그동안 올림픽 이후 김연아 선수의 거취에 대해 여러가지 확인되지 않은 전망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올림픽 직전 김연아 선수의 에이전트사 관계자가 프로전향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급히 부인하면서 김연아 선수의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장에서 김연아 선수는 의미있는 말을 했습니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2014년 소치올림픽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향후 행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단 이번 밴쿠버올림픽에 올인했고 마침내 꿈을 이룬 이상 피겨 선수의 적령기를 넘겨서까지 다음 올림픽에 도전할 생각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속단은 이르지만 프로전향 가능성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김연아 선수 입장에서는 프로로 전향해 아이스쇼 등에서 활동하다가 우승 가능성 여부를 보고 소치올림픽 출전을 판단해도 충분합니다.
김연아 선수는 이번 밴쿠버올림픽에서 지구촌 최고의 피겨 여왕으로 즉위했습니다.
오는 22일 토리노세계선수권도 당연히 적수가 없어 보입니다.
세계선수권 2연패는 피겨 여왕에게 날개까지 달아주는 화룡점정의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피겨 여왕의 가치가 절정에 달하는 시점입니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피겨 여왕의 다음 행보도 이 때쯤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연아 선수는 모처럼 고국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토리노세계선수권을 준비하기 위해 내일 토론토로 돌아갑니다.
꿈을 이룬 피겨 여왕의 또 다른 꿈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3월 2일 취재수첩이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