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미폰 국왕의 노쇠화도 불안요소
태국 대법원이 26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재산 중 절반 이상을 국고에 귀속키로 결정함에 따라 탁신 지지세력들의 반발이 거세져 태국의 정정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친탁신 단체들은 지난해 4월 수도 방콕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파타야에서 개최됐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장에 난입, 국제회의를 무산시킨 바 있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 23일 "정의롭고 공평한 처우를 받을 때까지 법률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나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태국 대법원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탁신은 대법원의 재판 결과가 나온 직후에도 화상 연설을 통해 "이번 판결은 매우 정치적인 것이고 세계적인 웃음거리"라고 주장하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권력과 재산의 절반 이상을 빼앗긴 탁신 전 총리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마음으로 태국 내 지지 세력들을 선동할 경우 태국 사회가 격랑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태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친(親)탁신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은 3월14일부터 7일간에 걸쳐 현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수도 방콕에서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태국에서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으며, 현실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푸미폰 국왕의 노쇠화도 태국 정정 불안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푸미폰 국왕은 지난해 9월19일 고열과 피로, 식욕 부진 등의 증세를 보여 방콕 시리라즈 병원에 입원한 뒤 장기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이 태국 정부의 고민이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법원의 결정이 존중되지 않으면 탁신 전 총리 지지세력과 반대세력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재판 결과에 대한 승복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번 재판을 정치적 음모로 간주하고 있는 탁신 지지세력으로부터 호응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탁신 지지세력들이 주장하고 있는 조기총선 개최도 태국 정부로서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왕실에 대한 태국 국민의 존경과 사랑은 여전하지만 경제 등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탁신에 대한 지지가 훨씬 높아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경우 현 정부가 실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시 빈민층과 농촌 지역 주민을 지지기반으로 한 탁신 세력과 왕실과 군부 등 기득권층의 뿌리 깊은 반목이 해소되지 않는 한 태국의 정정 불안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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