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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화 어머니, "태범이 사위되겠다 하면.."

편상욱

입력 : 2010.02.18 08:27|수정 : 2010.02.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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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선수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거듭된 출연요청을 쑥스럽고 피곤하다며 한사코 거절하시던 그분에게, 딸을 그렇게 키우셔서 물의(?)를 빚으셨으면, 국민들한테 설명할 의무가 있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유를 대가며, 취재차를 댁에 급파해 사실상 납치(?)해 모셔 왔습니다.

딸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마당에, 그 정도 납치로는 경찰에 신고까지는 안 하실 것 같다는 얕은 계산도 물론 있었지요..

이상화 선수의 생애 첫 스케이팅에 대한 '관중의 평가'는, "너 청소하러 왔니?" 였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딸에게 빙상수업이 있다고 해서, 넉넉지 않은 형편에, 할수 없이 바자회에 나온 낡은 스케이트를 사줄 수 밖에 없었답니다.

드림랜드 스케이트장에서 생애 최초로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판위에 섰던 이상화 어린이... 스케이트는 낡고, 크고, 얼음판은 익숙치 않고... 당연히 계속 넘어질 수 밖에 없었겠죠.

어려서 물을 대 얼린 논에서 스케이트를 타다, 수도 없이 넘어져 본 저로서는 그 의미를 단박에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스피드스케이트를 타다 넘어져, 얼굴에 다섯바늘이나 꿰맨 영광의 상처도 있답니다!!!)

           

얼음판에 온몸으로 미끄러지다보면, 얼음위에 있던 검불이며 얼음가루까지 깨끗이 닦이면서 반들반들 윤이나지요. 그런 이상화 어린이를 보고 지나가던 분이 던졌다는 농담이 "너 스케이트장 청소하러 왔니?" 였답니다.

악의없이 던진 농담이었겠지만, 사랑하는 딸에게 낡은 스케이트를 사줄 수 밖에 없었던 부모입장에서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요?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시던 어머니의 눈가가 촉촉해 지는 것을, 가까이 있던 저는 봤습니다.

저는 독실한 신자는 아니지만, "너의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말씀을 참 좋아합니다. 젊은이의 미래를 두고 이보다 더 크고 올바른 축복이 또 있을까요?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듣고, 미리 준비했던 질문지를 접어버렸습니다. 내친김에 초딩시절부터 '절친'이었던 모태범 선수가, 따님에게 장가들겠다고 하면 허락하시겠냐는 질문까지 해버렸습니다.

젊은이들이 좀 친하다싶으면 사랑얘기로 몰아가고 싶어하는 기자의 나쁜.. 정말 나쁜 버릇이 저도 모르게 발동한 것이지요.

어머님의 대답은 어땠을까요?

저만 뻘쭘해져서 괜히 여쭤봤다... 후회에 또 후회를 했습니다.

어머님은 출연 마치고 이미 떠나시고 없고, 할수 없이 클로징으로 사죄의 말씀을 대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신은 모든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이상화 선수의 어머님을 뵙고 나니까 이말이 저절로 떠오르더군요. 자식이 힘들때마다 보듬고 북돋워주는 존재. 어찌 이선수의 어머니 뿐이겠습니까. 성공한 자식들 뒤에는, 항상  어머니의 감춰진 눈물이 있기 마련이죠.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나이트라인 마칩니다. 편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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