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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 증권사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거액을 날린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 실수한 딜러는 어떻게 되느냐에 관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증권사가 피해자라서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하려합니다.)
120억 원 가까이가 날아가 버린 사건은 불과 15초만에 이뤄졌습니다. 그것도 날고 뛰는 고수들만 거래한다는 선물거래에서 생긴 일인데요. 문제의 딜러는 달러 선물 스프레드 거래라는 선물거래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말씀드리면 앞으로의 달러 가격을 예상해 베팅하는 선물시장에서 2월 달러 가격과 3월 달러 가격의 차이(spread)를 예상해 미리 사고 파는 거래입니다.
예를들어 2월물을 팔고 3월물을 살 경우 '매수' 주문을 내고 3월물을 팔고 2월물을 살 경우 '매도' 주문을 내는 건데요. 반드시 두 가지가 동시에 거래가 이뤄져야 해서 스프레드 거래는 선물시장에서도 스프레드 거래만 하는 사람들끼리 거래가 됩니다.
이 거래의 특징은 평소에는 거래가 많지 않다가 만기일(이번 달에는 11일이었음)에 가까워 지면 거래가 수십만건 이상씩 폭증한다는 겁니다.
문제의 증권사 딜러가 한 실수는 2월과 3월물의 차이를 0.8원으로 보고 '매수' 주문을 해야하는데 소수점 하나를 잘못 찍어서 80원에 사겠다고 한 거죠. 100배나 비싼 가격에 사주겠다고 하니 상대방 딜러들은 '이게 무슨 횡재냐' 하고 냉큼 사서 무려 1만5천계약이 15초에 이뤄졌습니다.(1계약이 거래 1건이라고 보면 됩니다.)
딜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선물거래에서는 이런 실수가 가끔 벌어진다고 합니다. 사람이 입력할 경우에 특히 그렇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런 실수까지 노리고 거래하는 곳이 선물시장이어서 돈을 돌려주는 일은 결코 없고 오히려 상대방 딜러는 거래를 잘 했다며 성과급을 받게 됩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이런 실수만 집중적으로 노려 '헌터(hunter)'라는 프로그램을 돌리며 '낚시질'을 하는 딜러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 가장 괴로울 실수한 증권사 직원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 는 심정을 밝혔다고 해당 증권사 관계자가 이야기 하더군요. 지금은 회사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는데요. 해당 증권사는 고의는 아니었기때문에 당장 돈을 물어내라고 하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실제 구상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워낙 거액이어서 실효성이 별로 없다고 보는 거죠. 그렇다고 그냥 넘길 수도 없는 사안이어서 징계는 검토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번 실수로 평생 모으기도 힘든 돈을 순식간에 날려버리다니 참 딱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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