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90년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미국 워싱턴 DC 일대에는 또다시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워싱턴 시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라서 시민의식이 실종된 모습이 곳곳에서 눈의 띄고 있습니다.
워싱턴, 주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기록적인 폭설 뒤에 또다시 눈이 쏟아지면서 워싱턴의 기능이 마비상태에 빠졌습니다.
공무원들은 사흘째 휴무에 들어갔고 오늘(10일)로 개최예정이던 미 하원의 도요타 청문회도 오는 24일로 연기됐습니다.
눈을 즐기던 시민들도 계속되는 폭설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재기 움직임이 일면서 슈퍼마켓의 물건은 삽시간에 동났고, 눈을 치우는 삽마저 품절됐습니다.
[점원 : 9시에 많은 사람이 몰렸는데, 불과 10분만에 눈 삽 200개가 동났어요.]
정부의 제설 작업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워싱턴 주민 : 내가 정부에서 일하는데도, 보세요, 우리 동네는 눈을 치우지 않았어요.
내 차가 눈에 갇혀 버렸답니다.]
자기 집 앞 눈은 스스로 치우라는 법규도 소용없습니다.
[워싱턴 주민 : 법에 눈이 그친 뒤 8시간안에 눈을 치우도록 돼 있지만, 그 규정을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주차공간을 두고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쌓인 눈을 치우고 간신히 차를 빼낸다고 해도 걱정은 계속됩니다.
빈 주차공간에 다른사람이 차를 대지 못하도록 이렇게 의자나 쓰레기통을 두고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워싱턴 주민 : 내 차를 눈 쌓인 주차공간에서 꺼내는데 3시간 걸렸어요. 만약 누군가 거기에 주차하려고 하면 목을 조를 겁니다.]
거듭된 폭설에 세계의 수도를 자부하는 워싱턴 사람들의 시민의식이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현덕, 영상편집 : 김형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