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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회(區議會) 폐지될까?

남승모

입력 : 2010.02.09 21:44


국회 지방행정체제 개편특위가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지난 96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줄곧 '세금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온 특별시와 광역시의 '구의원'을 없애기로 의견을 모았다. 광역화라는 행정개편 취지에 맞게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오는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구의원 선거'는 폐지하되 행정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구청장은 현행대로 선출하는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른 바 '준 자치구'화다.

구청장을 견제하고 있던 구의회가 사라지는 만큼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당 2명씩 뽑고 있는 시의원 수를 조금 더 늘려 행정 감시기능을 보강하기로 했다. 선진국도 지자체의 장은 직선을 선출하되 의회의 기능은 상위 단위와 통합해 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게 특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가 관청 볼 일이 있을 때마다 찾던 읍.면.동 사무소도 사라진다. 대신 지방자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현재 아파트 부녀회 같은 자치조직을 법인형태로 설립해 자치규약 제정과 지역발전을 위한 사항, 주민 공동부담이 필요한 사항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또 통합된 시군급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자치와 자치경찰제를 도입해 운용된다. 특히 교육자치의 경우 현행 도 교육감의 통제를 받지 않고 통합 지자체장이 교육부시장을 직접 임명하거나 선거 때부터 교육분야를 담당할 사람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해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이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구의회 폐지는 어디까지나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7개 시도에 한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도(道) 개편 방안은 다시 법안소위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지금대로라면 기본법안만 통과시킨 뒤 쟁점사항은 구체적인 후속작업을 담당할 대통령 직속의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위원회'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특별시와 광역시의 구의회 폐지처럼 법안소위에서 의견접근을 이룬 사항도 언제 뒤집어질지 모른다. 당장 구의원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다. 여기 더해 구청장만 선출하고 의회는 없앤다는 것 자체가 지방자치의 후퇴로 비칠 수 있다. 교육감 선거를 없애는 내용의 교육자치도 마찬가지다.

특히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입장에서도 선거 때마다 손발 역할을 해온 구의원을 없앨 경우 당장 지역구 관리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여야 모두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법안소위 논의내용을 실제 입법화하기 위해서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명분인 효율성과 지방자치라는 명분이 충돌하는 가운데 해당 지역 국회의원의 이해관계까지 끼는 복잡한 함수를 풀어야 하는 셈이다.

국회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위는 설 연휴가 끝난 뒤 오는 18일 다시 법안소위를 열어 쟁점사항을 최종결정한 뒤 이달 안에 관련 기본법 제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뚫고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