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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원짜리 교복을 소개합니다

장선이

입력 : 2010.02.09 14:18|수정 : 2010.02.09 15:20


◆ 교복 한벌 > 성인 양복 한벌?

새로운 학교,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지만… 깨끗한 새 교과서와 새 교복을 떠올리면 설레었던 기억 나시죠?

하지만, 교복 구입해야하는 시즌만 오면 학부모님들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죠.

셔츠에 바지, 상,하의 한 벌 하면 25만원 안팎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겨울에 입을 니트나 카디건을 추가하고, 지정된 코트까지 사게 되면 50만 원을 훌쩍 넘게 되지요.

이른바 브랜드 교복 한벌을 구매하자면 이렇습니다.

교복 취재를 하면서 만난 부모님들 대부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입고 싶어하는 브랜드 교복 입히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성인 남성 양복한벌 가격에 육박하는 비용부담 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요.

새학기 시즌 이면, '교복 담합' 기사 많이 보셨을 텐데요, 올해도 정부가 본격적인 교복 구매 철을 앞두고 교복제조업체와 대리점들의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주요 브랜드 교복업체와 대리점들을 대상으로 판매가격 담합행위 등 각종 불공정 거래 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는 건데요, 올해는 '교복담합' 뿌리 뽑히길 기대해 봅니다.

◆ 교복을 둘러싼 전쟁

메이커 교복 업체들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나온 대안이 바로 '교복 공동구매'입니다.

교복공동구매란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 소비자단체 등이 업자들간의공개 입찰을 주도하고 여기서 낙찰자를 선정해 교복을 단체로 구매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보통 25만원대 교복 값이 15만원 정도로 떨어지게 됩니다.(물론 지역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구매 참여비율은 아직까지 24% 수준에 불과합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교복 업체 입장에서는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동구매에 응할 이유가 없는거죠.

이렇다보니 불공정거래가 일어나는 겁니다.

학생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구매할 때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업체입장에서는 가격인하가 불가피 하니까요.

주요 교복업체들은 은밀하게 학부모들의 공동 구매에 불참하기로 담합하기도 하고, 심지어 공동 구매 낙찰업체에 대해 장사를 방해하는 행위도 벌이기도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동구매에 불참하기로 담합한 행위나 공동구매 낙찰업체 대한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엄중 제제를 하는 한편, 공동구매를 활성화하는 등 학부모들의 교복비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4000원짜리 교복 (?)

공동구매 비용도 부담스럽다면, '교복 은행'은 어떨까요? 비록 새 교복은 아니고, 헌 교복이지만요.

서울 송파구는 지난 2004년부터 교복은행을 개설했는데요, 관내 11개 학교가 구청에 헌 교복을 기증하고, 구청은 이 옷들을 세탁하고 수선해서 저렴한 값에 팔고 있습니다.

바지와 셔츠, 조끼, 재킷 , 치마 등 한 점당 천원 !!!!!

4천원이면 교복 한 벌을 살 수 있는 거죠.

제가 취재하면서 직접 살펴봤는데요, 소매며 밑단에 3년 동안 책상에서 열심히 공부해온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만, 앞으로 3년은 더 입을수 있을만큼 깨끗한 것들이 었습니다.

교복은행 이용자는 매년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06년에는 1,805벌을 기증받아 977벌을 판 것을 시작으로 매년 2배 가까이 증가해서 지난해에는 3,264벌을 기증받아 (재고를 포함해) 3306벌이 판매 됐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8,200여 벌의 헌 교복이 새 주인을 찾았다고 합니다.

새 교복사기가 부담스러운 학생, 어느새 키가 쑤욱 자라 교복이 짧아진 학생, 전학을 가야하는데 새 교복을 맞추기 힘든 학생에게도 유용하겠네요.

상설로 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 송파구 뿐이지만, 동작구와 노원구 역시 졸업과 입학 시즌에 맞춰 지난 2007년부터 교복 나눔 장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에서 운영할 예정이고요. 올 들어 특히 전국적으로 교복 물려입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구시와 경북도교육청, 강원교육청 등에선 교복 공동 구매가 확대될 수 있도록 공동구매 실적을 학교 평가와 교장의 학교경영능력 평가에 반영한다고 합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어려운 학생들에겐 교복을 무상으로 지급할 예정이고요.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